목회및 선교 정보/선교 정보

“칼빈의 목회·선교 모르면 개혁신학 이해 실패한 것”

맘사라 2014. 4. 29. 23:34

 

“칼빈의 목회·선교 모르면 개혁신학 이해 실패한 것”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입력 : 2014.04.27 16:42   

BTS 제임스 총장, 복음주의신학회서 재조명… “좋은 신학자는 좋은 목회자여야”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63차 정기논문발표회에 앞서 개강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수원=류재광 기자

한국교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장로교회 안에서 존 칼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학자’로서의 칼빈에 주목할 뿐, 그의 ‘선교 정신’과 ‘목회자’로서의 모습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26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한국교회와 리더십’을 주제로 개최한 제63차 정기논문발표회 중, ‘존 칼빈과 제네바 선교 정신’을 주제강연한 프랭크 A. 제임스 총장(Biblical Theological Seminary)은 칼빈의 선교 정신과 목회자로서의 모습을 잘 모르는 것은 칼빈과 개혁신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연하는 프랭크 제임스 총장. ⓒ수원=류재광 기자

제임스 총장은 “지상대명령이 존 칼빈의 성경에서 생략되어 있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며 “이들은 장로교가 형편없는 목회자들을 양산한다고 믿는데, 그 이유는 (장로교) 목회자들의 마음이 지나치게 신학 쪽으로 기울어 있어서 목회적으로는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먼저 ‘목회자 칼빈’에 대해 비판적 견해로, 프로이드의 학설을 따르는 심리학자 오스카 피스터가 “사랑의 하나님을 극악무도한 특성을 지닌, 강박감에 사로잡히고 신경과민한 신으로 바꿔버렸다”고 한 것, 「서구 문명사」 저자인 역사학자 빌 듀랑이 “신에 대한 가장 부조리하고 불경한 개념으로 인간의 영혼을 어둡게 했다”고 한 것, 미국에서 성직을 박탈당한 TV 전도자 지미 스와가트가 “밝혀지지 않은 수백만의 영혼을 저주받게 만들었다”고 한 것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제임스 총장은 이러한 오해들이 칼빈주의자를 자처하는 이들에게도 있음을 주지했다.

제임스 총장은 “확실히 칼빈은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위대한 신학자들 중 한 명이었지만, 역사는 그가 최우선적으로 목회자였다는 것을 드러내 준다”며 “우리는 신학자 칼빈과 목회자 칼빈은 대립시켜서는 안 되며, 그에게 있어 그 두 직분은 매우 많이 연결돼 있다. 좋은 목회자는 좋은 신학자여야 하고, 좋은 신학자는 좋은 목회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근거로 목회자로서의 책임감이 담긴 칼빈의 편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칼빈의 예정 교리, 복음화 위한 촉진제로 공헌

▲경청하는 학회 회원들. ⓒ수원=류재광 기자

이어 ‘칼빈의 선교 정신’에 대한 비판적 견해로는, 유명한 개신교 선교학자 구스타프 워넥이 “우리는 (칼빈을 포함한) 개혁가들에서 선교적 행위 뿐만 아니라 선교에 대한 생각마저 찾을 수 없다” 고 말한 것을 들었다. 칼빈이 신학적으로 너무 몰두한 나머지 선교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제임스 총장은 “이러한 판단의 중심에는 예정 교리가 있다”고 했다. 예정 교리에 대한 그의 확신이 필연적으로 복음화와 선교를 평가절하했다는 것이다. 제임스 총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칼빈이 어거스틴을 인용해 “우리는 누가 예정된 숫자에 속해 있는지, 그리고 누가 속해 있지 않은지를 알지 못하기에,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욕구할 만큼 그러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글을 쓴 점을 상기시킨 뒤, “칼빈에게 예정 교리는 복음을 나누고자 하는 그의 욕구를 결코 방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복음화를 위한 촉진제로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상과 같은 칼빈의 면모를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으로 ▲불어를 사용하는 개신교도들이 박해를 피해 제네바로 오자, 이들을 교육·훈련시켜 복음을 나누도록 프랑스의 위험 지대로 보낸 것 ▲프랑스 개신교 지하교회들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에게 목회적·실천적 충고를 한 것 ▲대서양을 가로질러 남아메리카로도 선교사를 파송한 것 등을 꼽았다.

제임스 총장은 칼빈이 선교에 종사한 세 가지 이유로 선교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믿었고, 타인에 대한 동정심을 지녔으며, 복음을 나누는 것이 우리 기독교인의 의무라는 단순한 인식 때문이었다고 했다. 결국 “칼빈은 16세기, 그리고 확실히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교 지도자들 중 한 명이었다는 강력한 증거를 회피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칼빈이 개혁신학의 영도자라면 개혁주의 장로교회 교인들은 성경 신학에 깊은 책임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백성들 중에 경건을 양산하고 최고의 목회자들을 계발하고 선교적 전망으로 특징짓는 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만약 개혁주의에 속한 사람들이 이러한 속성들을 장려하는 데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들은 개혁신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을 실패한 것이고, 확실히 그 자신들을 칼빈주의자로 부를 권리를 상실한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칼빈의 「기독교강요」 중 “기독교는 말이 아닌 삶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다른 학문들처럼 지성과 기억으로만은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독교는 그것이 전체 영혼을 소유하고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그것의 자리와 거주지를 소유할 때만이 알려진다(계시된다)”고 한 것을 들어 “이것이 존 칼빈이자 개혁신학의 참된 핵심”이라고 했다.

박기호 교수 “선한 영향력 끼치는 지도자 양성해야”

▲박기호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수원=류재광 기자

두번째로 ‘선교적 관점에서 본 지도자 개발’이라는 주제강연한 박기호 교수(풀러신학교)는 “선교적 관점에서 본 지도자 개발이란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하여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게 하고, 하나님의 뜻이 구현되도록 하나님께서 두신 곳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사를 가지고 변화의 대리인으로 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구원파는 구원 교리를 선명하게 전했지만 선교적 교회와 선교적 사람을 세우지는 못했다”며 목회적 지도자 뿐 아니라 요셉, 다니엘, 느헤미야 등과 같이 세상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지도자 양성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나간 세기 한국교회가 교회사에 유례 없을 정도의 폭발적 성장을 경험했으나, 오늘날은 쇠퇴기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피선교지에 대한 문화적 제국주의 등 선교의 부정적 측면이 강화되고, 미래에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몰락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갱신운동에는 핵심적인 지도자들이 있어왔다”며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지도자 선발과 훈련 방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대안으로 ‘선교학적 관점에서의 한국교회 지도자 개발’을 꼽고, 그 방법으로 ▲선한 양심과 청렴성을 갖고 충성하는 사람 선발 ▲기술만이 아닌 삶의 모든 과정을 포함한 훈련 ▲평생에 걸친 지도 등을 꼽았다.

그는 결론으로 “한국교회가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위해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하고,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의 본질을 바로 이해하여 부흥과 갱신을 경험해야 하며, 부흥과 갱신을 위해 지도자들이 바로 서야 한다”며 “기존 지도자들이 바로 서고, 교회와 세상을 변화시킬 착하고 실력 있고 유능한 선교적 지도자들이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이 밖에 ‘한국교회 회복에 필요한 리더십’을 주제로 한 100분 토론과, 구약·신약·실천·상담·교육·선교·역사·조직·윤리·음악 10개 분과별 주제발표가 있었다. 개회예배와 폐회예배에서는 각각 윤영탁 전 총장(합신대)과 김재연 총장(칼빈대)이 설교했고,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유석성 총장) 박영환 총무도 참석해 축사했다.

▲권혁승 신임 회장. ⓒ수원=류재광 기자

한편 이후 제16차 정기총회에서는 회장에 성주진 전 총장(합신대)이 이임하고 권혁승 교수(서울신대)가 취임하는 등 신구 임원이 교체됐다. 신임 회장이 된 권혁승 교수는 취임 소감에 앞서 ‘세월호 참사’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지금 교회도 그렇지만 사회 역시 세월호 침몰로 부실한 면이 드러났다”며 “개인적으로 세월호가 거꾸로 뒤집힌 것이 마치 우리의 모습 같아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또 하나의 과제가 바로 남북통일이다. 특히 교회가 통일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모든 게 큰 과제들인데, 복음주의신학회가 교회를 섬기는 본질을 회복해 이런 과제들을 풀어 갈 수 있도록, 모든 회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 임원으로는 수석부회장 신상법 교수(총신대), 차석부회장 원종천 교수(아신대), 총무 이승구 교수(합신대)가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