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은 유럽 교회 건물들..옷가게·체육관·술집으로 변신
연합뉴스 입력 2015.01.03 23:31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유럽의 교회들이 신도수 격감으로 문을 닫으면서, 텅 빈 교회 건물들이 '세속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신도가 떠난 교회 건물들이 상가, 체육시설은 물론 심지어는 술집으로 변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네덜란드 아넴의 성 조지프 교회는 한때 1천 명이 예배하는 도시의 구심점이었으나 지금은 스케이트보드 연습장이 됐다. 소유자인 가톨릭교는 이 건물을 매각하려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10년간 문을 닫은 가톨릭 교회 건물은 전체 1천600곳 가운데 3분의 2로 집계되고 있다. 개신교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4년간 7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도 정도만 다르지 비슷한 추세다.
영국은 연평균 20여 곳의 성공회 교회가 폐쇄되고 있고, 덴마크에서는 지금까지 200곳 안팎의 교회에 신도의 걸음이 끊겼다. 독일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515곳의 가톨릭 교회가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는 2000∼2010년 5천 곳의 새로운 교회가 생겼음에도 신도 수는 오히려 3% 줄어 머지않아 유럽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종교학자들은 보고 있다.
유럽의 교회들이 마을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교회 건물을 허물기보다는 용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유지비를 자치단체 재정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찬 데다, 수요를 무시하고 도서관·콘서트홀 등으로 개조시킬 수도 없는 난관에 봉착하자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WSJ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한때 교회였던 건물이 슈퍼마켓, 꽃가게, 서점, 체육관으로 변모했다. 1889년 지어진 한 교회는 건물 내부를 온통 흰색으로 칠하고 여성 의류를 파는 패션 상점으로 개장했다.
영국 브리스톨의 세인트폴 교회 건물은 서커스 훈련 학교가 됐다. 학교측은 공중 곡예 연습에 적합한 환경을 찾다가 교회의 높은 천장을 주목했다.
영국 에든버러의 한 루터교 교회 역시 높은 천장이 주는 분위기를 살려 소설 '프랑켄슈타인' 테마 바(bar)로 바뀌었다.
주민 편의 시설로의 전환이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교회의 탈바꿈은 어쨌든 '불편한 변신'이다.
WSJ은 한때 교회였던 건물에 들러 "웃기는 일", "믿음을 더럽히는 것"이라는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으며, 이런 지적은 특히 노년층에서 많이 나온다는 주민들의 말을 전했다.
quintet@yna.co.kr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신도가 떠난 교회 건물들이 상가, 체육시설은 물론 심지어는 술집으로 변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네덜란드 아넴의 성 조지프 교회는 한때 1천 명이 예배하는 도시의 구심점이었으나 지금은 스케이트보드 연습장이 됐다. 소유자인 가톨릭교는 이 건물을 매각하려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10년간 문을 닫은 가톨릭 교회 건물은 전체 1천600곳 가운데 3분의 2로 집계되고 있다. 개신교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4년간 7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도 정도만 다르지 비슷한 추세다.
영국은 연평균 20여 곳의 성공회 교회가 폐쇄되고 있고, 덴마크에서는 지금까지 200곳 안팎의 교회에 신도의 걸음이 끊겼다. 독일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515곳의 가톨릭 교회가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는 2000∼2010년 5천 곳의 새로운 교회가 생겼음에도 신도 수는 오히려 3% 줄어 머지않아 유럽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종교학자들은 보고 있다.
유럽의 교회들이 마을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중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은 교회 건물을 허물기보다는 용도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유지비를 자치단체 재정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찬 데다, 수요를 무시하고 도서관·콘서트홀 등으로 개조시킬 수도 없는 난관에 봉착하자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WSJ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한때 교회였던 건물이 슈퍼마켓, 꽃가게, 서점, 체육관으로 변모했다. 1889년 지어진 한 교회는 건물 내부를 온통 흰색으로 칠하고 여성 의류를 파는 패션 상점으로 개장했다.
영국 브리스톨의 세인트폴 교회 건물은 서커스 훈련 학교가 됐다. 학교측은 공중 곡예 연습에 적합한 환경을 찾다가 교회의 높은 천장을 주목했다.
영국 에든버러의 한 루터교 교회 역시 높은 천장이 주는 분위기를 살려 소설 '프랑켄슈타인' 테마 바(bar)로 바뀌었다.
주민 편의 시설로의 전환이라는 순기능이 있지만, 교회의 탈바꿈은 어쨌든 '불편한 변신'이다.
WSJ은 한때 교회였던 건물에 들러 "웃기는 일", "믿음을 더럽히는 것"이라는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으며, 이런 지적은 특히 노년층에서 많이 나온다는 주민들의 말을 전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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