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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안식년(필리핀 오상훈 선교사뷰): "본국사역 선교사에 영적·정서적·신체적 회복 돕고 싶어"

맘사라 2014. 11. 7. 10:33

"본국사역 선교사에 영적·정서적·신체적 회복 돕고 싶어"

[기독일보]   이지희 기자 jhlee@cdaily.co.kr

입력 2014.11.06 08:36 | 수정 2014.11.06 09:06

 

KWMA 훈련분과위원회 '본국사역(안식년) 세미나'

▲KWMA 훈련분과위원회가 주관하는 본국사역 선교사 세미나가 5일부터 7일까지 용인 액츠 29 비전빌리지에서 진행 중이다.  ©이지희 기자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선교사들이 본국사역(안식년)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선교현장에 돌아갔을 때 사역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텀(term, 한 텀은 보통 4~6년)을 준비하는 이 기간, 타문화 선교현장에서 경험한 영적 전쟁, 문화 충격, 탈진, 풍토병, 정신적 문제, 관계 갈등 등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을 돌아보며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본국사역을 위해 국내에 머무는 선교사들을 위한 모임이 5일 경기 용인 액츠(Acts) 29 비전빌리지에서 열렸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훈련분과위원회가 주관하는 '본국사역 선교사 세미나'가 '쉼과 회복'을 주제로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 행사에는 10여 개 교단선교부, 선교단체, NGO에서 선교사, 스태프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KWMA 훈련분과위원회 위원장 이용웅 선교사(GP연구개발원장)는 "선교사 케어(돌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과거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대다수 작은 규모의 파송단체는 본국사역 선교사를 위한 케어를 제대로 제공하기 어렵다"며 "연합사역으로 진행하는 이런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위원장 박래수 선교사(한국컴미션 대표)도 이날 "본국사역 선교사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대부분 한국교회가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같은 기간 각종 행사도 많이 열려, 더 많은 분이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작년에 참석했던 선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저녁집회 이후 '나눔의 시간'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용웅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좋은 강의를 들어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치유를 많이 받는다"며 "일부러 강사를 많이 세우지 않고, 선교사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첫날 저녁 '감사의 시간', 둘 째날 저녁 '축복의 시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는 하트스트림 공동대표 최형근 서울신대 교수·엄은정 사모가 '쉼과 회복'을 주제로 6일 오전과 오후에 인도하는 강의다. 이 선교사는 "강의가 선교사들이 영적, 정서적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5일 윤종일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편, 이번 세미나는 돌모딤교회 조태회 목사의 찬양인도로 서울 우림교회 윤종일 목사가 개회예배 설교를 전했으며, 양산 무지개교회 이경애 사모(부산대 국제학 강사)의 성경특강, 컴미션 국제대표 이재환 선교사의 저녁집회, 최형근·엄은정 공동대표의 강의, 한동대 마민호 교수의 '선교지역연구' 강의, 방주교회 반태효 목사의 폐회예배 설교 등으로 진행된다. 신우브라더스와 라이프로드싱어즈의 찬양인도도 마련됐다.

5일 윤종일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여러분이 영적 전쟁터의 최전선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 만큼 마귀, 사단도 총력을 기울여 여러 모습으로 사역을 방해할 것"이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권세를 바라보며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사역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특히 "사단은 우리에게 재정, 건강, 인간관계, 핍박 등으로 두려움을 주고, 그 두려움 때문에 근심과 염려를 하다 불평, 불만으로 스스로 무너지게 한다"며 "3년간 수많은 은혜를 경험하고 강한 제자훈련을 받았던 제자들도 두려워했던 것처럼, 우리 마음속의 두려움은 사역의 가장 큰 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의 눈이 열린 제자들이 사망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손과 옆구리를 보고 비로소 기쁨이 넘쳤다"며 "우리도 영의 눈으로 예수님만 바라볼 때 두려움을 극복하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힘과 평강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A국 선교사 사모는 "첫 텀인 지난 6년간 현지에서 큰 소리로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하지 못 하고, 언제 추방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안식년 기간에도 세 자녀가 어려서 말씀과 기도 생활을 마음 편하게 못 했는데, 이번에 주최측이 아이들을 보살펴 주어 찬양과 기도를 하며 영적 재충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용웅 선교사는 앞으로 더 많은 파송기관의 선교사들이 본국사역 세미나에 참여하길 기대했다.  ©이지희 기자

다음은 이용웅 선교사와 일문일답.

- '본국사역'과 '안식년'이라는 용어가 아직 함께 사용되고 있다.

"서구단체에서도 초창기 '안식년'(home subbetical)을 사용하다 20~30여 년 전부터 '본국사역'(home assignment)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선교사들이 본국에 와서도 쉼과 치료뿐 아니라 동원 사역, 차기 사역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본국사역으로 단어를 대체하여 사용하자는 주장들이 나왔으나, 아직 여러 교단에서 안식년으로 부르고 있고, 일부는 본국사역을 본부사역으로 잘못 오해하는 일도 있는 것 같다. 과거와 달리 선교사들의 해외여행이 쉬워지고, 본국 방문 기회도 늘어나 본국사역 텀은 4년에서 5, 6년으로 더 길어지고 있다."

- 본국사역 선교사를 위한 케어 현황은 어떤가?

"선교사 케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나아지고 있지만, 많은 단체가 케어담당 전문가를 따로 두긴 어려운 상황이다. GP선교회도 36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 중인데,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MCC)와 결연하여 본국사역 선교사들의 상담을 위탁했다. 특히 첫 텀이 사실상 사역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면, 두 번째 텀은 본격적인 사역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무장과 재훈련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GP선교회는 두 번째 텀을 시작하기 전, 건강검진, 심리상담, 말레이시아 선교훈련원에서 2주간 재교육 등을 필수로 받게 하는 등 제도적 규정을 마련했다. 중대형 교단선교부, 선교단체가 아닌 대다수 파송기관은 그런 규정조차 없는 곳도 많다. 이를 명문화해도 집행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곳도 있다. 이 때문에 본부 사역자들은 본국사역 선교사들이 반드시 상담과 재교육을 받도록 점검해야 하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 사역 중간에라도 케어 받으라고 조언해야 한다."

- 이번 본국사역 세미나를 통해 기대하는 점은?

"기간이 짧아 깊은 치유를 하기는 어렵지만, 선교사들이 쉼을 통해 영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회복되길 기대한다. 또 좋은 강의를 들을 뿐 아니라 선교사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많이 치유 받으면 좋겠다. 교단과 선교단체를 아우르는 KWMA의 연합사업으로 진행되므로, 강사들도 흔쾌히 동참한다. 앞으로 기획만 잘하면 행사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본국사역 선교사를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는 작은 단체를 비롯해 더 많은 단체가 세미나에 참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