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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슬리는 종교개혁 신학을 어떻게 계승·발전시켰나

맘사라 2014. 5. 22. 21:09

 

존 웨슬리는 종교개혁 신학을 어떻게 계승·발전시켰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입력 : 2014.05.18 15:39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회, 웨슬리학회와 공동 학술대회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명준 편집위원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회(대표회장 이종윤 박사)와 한국웨슬리학회(회장 임승안 박사)가 공동으로 웨슬리 회심 276주년 기념 및 제5회 종교개혁신학 학술대회를 ‘종교개혁과 존 웨슬리: 종교개혁의 다양성’을 주제로 17일 부천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우석기념관에서 개최했다.

공동학술대회는 1부 경건회 후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오전에는 김영택 박사(성결대)가 ‘종교개혁 신학의 창조적 종합으로서의 웨슬리 신학’을, 이은재 박사(감신대)가 ‘삶의 규칙: 존 웨슬리에게서 경건을 배우다’, 장기영 박사(서울신대)가 ‘자유의지와 노예의지, 그 분기점으로서 웨슬리의 선행은총론’ 등 웨슬리 학자들이 발표했다.

‘하나님의 형상’ 안에 구원론 통합 및 창조적 종합

첫 발표에서 김영택 박사는 먼저 ‘웨슬리 이전의 모든 신학은 웨슬리에게로 흘러 들어갔고, 웨슬리 이후의 모든 신학은 웨슬리로부터 흘러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웨슬리는 기독교 전통 안에 있는 중요한 신학적 주제들을 비평적으로 연구·수용하여 자신의 신학적 틀 안에서 새롭게 창조적으로 통합·종합하여 목회현장 가운데 실천적 혹은 실제적으로 적용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했다”며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들은 웨슬리가 기독교 신학의 창조적 종합자로서 그 이전의 신학을 종합하여 후대의 신학을 위한 토대를 형성했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웨슬리 후에도 그가 창립한 감리교회 신학이나 직접적 영향을 받은 성결교회와 오순절 뿐 아니라, 해방신학·민중신학과 기독교윤리학, 심지어 에큐메니칼과 여성신학에서도 웨슬리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

▲제1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안명준 편집위원

이후에는 종교개혁 신학을 창조적으로 종합한 웨슬리 신학을 통해 21세기 포스트모던 사회의 상황 속에서 다양한 컨텍스트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 나아가 비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적실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에 따르면 웨슬리는 그 목적과 의도에 있어 ‘대중적 신학자(folk theologian)’였고, 웨슬리 신학은 성경에서 출발하여 교회와 목회 현장을 아우르는 포괄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신학방법론은 성서를 강조한 종교개혁 신학과 전통·이성·경험을 중요시했던 신학적 흐름들과의 창조적 종합을 시도하면서, 종교개혁 신학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해 현대 신학자들에게까지 유용하고 모범적인 방법론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웨슬리는 하나님의 은총을 강조했지만, 은총과 율법, 믿음과 행함, 칭의와 성화 등 기독교 전통 안에서 양극단에 서 있으며 화해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주제군들을 모순이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 속에서 창조적으로 종합하고자 했다. 김 박사는 이러한 웨슬리 신학의 중심축을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했다. 이는 은총과 성결이라는 웨슬리의 구원론적 주요 주제 외에도, 인간론·기독론·교회론·윤리 등을 포괄적으로 담아낸 개념이다. 그는 “웨슬리는 하나님의 형상 교리의 해석적 틀 안에서 구원론의 주제들을 통합하며 창조적으로 종합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은총과 율법, 믿음과 행함, 칭의와 성화, 하나님의 단독사역과 신인협력설(Synergism), 호의로서의 은총과 능력 주심으로서의 은총, 은총의 수용과 은총에 대한 반응, 은총의 순간성과 점진성 등을 웨슬리의 하나님의 형상 교리에 따라 분석한 후, “웨슬리는 해석하기에 따라 프로테스탄트로, 경건주의로, 가톨릭으로, 고교회(High Church)주의 목사 혹은 저교회(Low Church) 복음전도자로 이해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웨슬리의 구원론은 어떤 신학적 전통의 맥락 안에서만 해석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 웨슬리 안에서 비평적·창조적으로 종합된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웨슬리는 자신의 신학에 있어 궁극적 규범이었던 성서에 나타난 다양한 요소들을 의도적·창의적으로 종합했기 때문에 다수의 다른 전통들 안에서 여전히 그 자리를 견고히 지켜올 수 있었고, 그러므로 많은 신학 학파들이 웨슬리의 구원의 길(via salutis)에서 그들의 신학적 통찰력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제2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안명준 편집위원

웨슬리, 루터 칭의론이 우리 삶에 갖는 의미 질문

이어 이은재 박사는 존 웨슬리의 경험에 따른 감리회의 ‘경건’에 대해 논증했다. 이에 앞서 그는 “감리교회는 아프리카와 유럽, 미국과 아시아 등 여러 나라들과 문화적 영역, 그리고 에큐메니칼 관계성에서 상이한 형태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그 원천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더구나 존 웨슬리를 통해 해석돼야 한다”며 “웨슬리의 견해는 감리회 운동의 뿌리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활동을 통해 시작된다는 것이었고, 운동 방향은 이런 뿌리 위에 정초됐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웨슬리 경건의 토대는 무엇보다 성서를 선취(先取)한 데 있다”며 “그에게 성서는 신앙과 가르침의 기초이며, 삶의 다양한 요청들에 대한 유일하고 확실한 안내자였고, 무엇보다 신도회 가르침의 토대에서 반영됐다”며 “이는 선포를 위한 척도로 일종의 감리회 증명서인 ‘채플 트러스트 디드(Chapel Trust Deed)’에 규정돼 있고, 나아가 감리회 운동이 커다란 확장을 경험했다고 적은 그의 몇몇 소논문들과 ‘종교 소책자(Religious Tracts)’ 등에서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슬리는 루터의 칭의론이 구원을 가져다 주는 신앙의 기둥이요 토대라고 하면서도, 한 걸음 나아가 그것이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를 갖는지를 물었다. 이 박사는 “그래서 웨슬리는 필연적으로 믿음에 의한 칭의의 강조로부터, 믿음에 의한 성화의 강조로 나아갔다”며 “웨슬리의 관심사는 루터의 강조에 대한 논리적 속행으로, 칭의가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물음으로써 그리스도의 ‘객관적’ 구원행위가 우리 삶을 위해 어떠한 ‘주관적’ 결과를 갖는지 탐구했다”고 전했다. 칭의는 관계적 변화를, 거듭남은 본질적 변화를 의미하며, 전자가 죄책을 제거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죄의 세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웨슬리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 ‘우리의 속죄요, 우리의 삶이신 그리스도에게 안식(쉼)하는 것인데, 그분은 우리를 위해 자신을 주셨고, 우리 안에 살아계신다’고 했다. 이은재 박사는 “웨슬리가 성령의 사역을 강조한 것이 바로 이 때문으로, 성령의 사역 없이 기독교 메시지는 단지 이론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웨슬리의 인식은 루터의 인식에 대한 논리적 적용으로, 그래서 감리회는 종교개혁의 연장”이라고 밝혔다. 성화운동은 감리회적 계정을 넘겨받은 것이고, 이런 발전이 다른 흐름들의 영향 아래서 흐르고 있다.

▲제3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안명준 편집위원

선행은총론, 웨슬리가 펠라기우스주의 아닌 증거

장기영 박사는 루터와 웨슬리 신학의 비교를 통해 웨슬리의 선행은총론에 대해 설명했다. 장 박사는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와 성결교회 창시자 존 웨슬리는 구원이 오직 하나님의 은총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가능하다는 신 중심적 구원론에서 전적으로 일치했으나, 구원의 과정에서 하나님 은혜와 인간 역할의 관계에 대해 각각 노예의지와 자유의지라는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며 “이러한 차이를 가져온 핵심 사상인 웨슬리의 선행은총론 연구를 통해, 웨슬리가 자주 펠라기우스주의자로 낙인찍히고 있는 데 반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웨슬리의 선행은총론은 웨슬리가 종교개혁 신학의 약점을 보완하려 내세운 것으로, 가톨릭의 인간행위 중심적 구원론을 바로잡기 위해 구원을 오직 하나님께로 돌린 종교개혁 신학과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에게 인격적 반응의 책임을 부여한다는 웨슬리의 성결교회 신학간 체계 비교를 위한 중요한 틀을 제공해 준다. 루터는 원죄와 인간의 전적타락 교리로부터 인간이 구원과 선행에 무능하다는 ‘노예의지론’을 끌어내고, 구원과 거룩한 삶 여부를 하나님의 결정(예정)으로 돌리는 논리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웨슬리는 원죄와 인간의 전적타락에서 루터와 같지만, 선행은총이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회복시켰으므로 ‘예정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루터는 성결의 가능성을 부인하고, 신자가 부분적으로라도 죄를 이길 가능성을 성령께서 외부로부터 신자에게 역사하시는 동안으로 한정했다. 인간 본성의 변화로서 성화의 주장은 바로 공로사상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봄으로써, 전적타락-노예의지-예정으로 이어지는 구원론을 성화에까지 적용한 것. 이에 대해 웨슬리는 그 본성 자체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죄에 남겨두심으로써 거룩(겸손)하게 하실 수 없으며, 하나님은 자신의 거룩한 본성을 거슬러 일하시는 분이실 수 없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성결을 위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죄로 소멸시키는 신자들이 문제라고 봤다. 하나님 말씀이 참되다면, 사람들이 멸망당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하나님의 뜻이 멸망의 이유일 수는 없다는 강조점을 웨슬리는 성결에도 동일하게 적용한 것.

장기영 박사는 “선행은총은 개인의 응답보다 앞선 하나님 은혜의 주도권이고, 사람들의 후속적 응답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불가항력적으로’ 받는 은혜”라며 “이처럼 노예의지론이 루터의 신학체계에서 갖는 역할과 비슷한 정도로, 웨슬리 신학체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선행은총론”이라고 정리했다. 장 박사는 “신자의 율법의 행위와 사랑, 선행, 나아가 교회의 복음 전도와 신자의 양육을 기독교 신앙의 중요한 요소로 만드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한 펠라기우스적 자신감이 아니라, 루터가 강조한 하나님 은혜에 대한 깊은 신뢰”라며 “선행은총 교리는 웨슬리 신학이 펠라기우스주의를 피하고 전통적 원죄 이해를 가지면서도 예정이나 불가항력적 은혜, 유기와 같은 운명론을 피할 수 있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오전 시간 제1발표는 좌장 강창희(아신대), 논평 이동영(총신대)·최인식(서울신대), 제2발표는 좌장 이승구(합신대), 논평 유창형(칼빈대)·김준철(구세군사관학교), 제3발표는 좌장 김은수 박사(평택대), 논평 박응규(아신대)·양기성(서울신대) 박사 등이 맡았다.

오후에는 제4발표는 이후정 박사(감신대)를 좌장으로 황대우 박사(고신대)가 ‘말부르크의 종교개혁자 히페리우스: 그의 학문적 경건을 중심으로’ 발표, 이남규(성경신대)·김성욱(웨신대) 박사가 논평을, 제5발표는 장종철 박사(감신대)를 좌장으로 박상봉 박사(대신대)가 ‘취리히 종교개혁과 헝가리 교회: 하인리히 불링거’ 발표, 안명준(평택대)·황덕형(서울신대) 박사가 논평을, 제6발표는 박창훈 박사(서울신대)를 좌장으로 최윤배 박사(장신대)가 ‘마르틴 부처의 예배에 대한 연구’ 발표, 이성호(고신대)·윤영훈(명지대) 박사가 논평을 맡는 등, 장로교 학자들의 종교개혁 관련 발제가 이어졌다.

▲오후 제5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안명준 편집위원
▲제6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안명준 편집위원

앞서 1부 경건회는 권호덕 총장(성경신대) 사회로 한국웨슬리학회 전임 회장 한영태 박사(서울신대)의 기도, 이종윤 대표회장의 설교 ‘은혜가 왕노릇 해야(롬 5:12-21)’, 유석성 총장의 환영사, 한국웨슬리학회 명예회장 조종남 박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