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기도, 그저 멀리해야 하나 본질 찾아야 하나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입력 : 2014.05.09 17:20
▲한국조직신학회 전국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
한국조직신학회(회장 배경식)가 9일 오후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에서 제9회 전국대회를 ‘한국교회를 위한 신학의 미래’를 주제로 개최했다. 특히 공현배 박사(한국기독교학술원 연구교수)가 ‘방언기도에 대한 개혁신학적 고찰’을 제목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기도는 알아 들을 수 있는 말로 해야”
공 박사는 우선 “개혁교회의 교리들은 방언기도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 이유는 방언으로 하는 기도는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고, 제대로 된 기도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잘못 구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알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특히 종교개혁의 전통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를 수 없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언기도의 경우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를 제대로 하는지, 하나님의 이름을 잘못 부르는지를 구별할 수 없으므로 그 기도는 타당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공현배 박사. ⓒ김진영 기자 |
이어 그는 “칼빈은 방언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예외를 두었다. 내적 감정의 힘이 부족해 스스로 기도할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거나 감정이 격렬해져서 자연적으로 방언이 터져 나오는 경우”라며 “칼빈은 현상적으로 방언이 일어나며 또 방언기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서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을 권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웬만하면 방언으로 기도하지 말고, 지성과 헌신이 따른,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기도하라는 것이 칼빈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공 박사는 칼 바르트의 견해를 살피며 방언기도에 접근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흔히 방언의 성경적 근거로 사도행전 2장과 고린도전서 12장을 예로 든다”면서 “그런데 칼 바르트는 성령 임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오늘날에도 사람들을 그리스도 앞에 대면시킨다고 여겼다. 그래서 사도행전 2장의 방언사건을 소통으로 이해했다. 즉 성령의 임재를 동시통역기와 같은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리고 칼 바르트는 고린도전서를 주석하면서 고린도 교회야 말로 바울을 속상하게 한 곳이요, 문제가 많은 교회로서, 인간 혹은 영웅들을 숭배하고 이교적 종교행태와의 혼합을 시도해 은사를 오남용했음을 지적했다”며 “따라서 개혁교회의 기도신학이나 목양의 방식을 따를 때 기도는 알아 들을 수 있는 말로 해야 하며,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이 오남용되지 않도록(망령되게 일컬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방언기도 경험하는가에 더 초점 둬야”
그러나 공 박사의 발표를 논평한 김화영 교수(연세대)는 “칼빈의 경우, 상당히 전투적인 그의 경향에도 불구하고, 방언기도를 대면한 태도는 무엇이 더 본질적인 것이냐의 식별에 있는 것 같다. 칼빈의 초점은 성령으로 인한 방언과 다른 영으로부터 오는 유사방언의 식별과 구분에 있다”며 “개혁주의 교회가 구더기를 잡는 것에만 주력하지 않고 성령충만함, 그리고 성령과 청중의 하나됨을 경험하는 진정한 방언기도를 경험하고 있는가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방언의 은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의 활용에 있어서는 특별히 성경적 식별과 지도가 필요하다”며 “성령이 마음 깊은 곳에서 통회하도록 하여, 알아들을 수 없지만 성령이 신비의 언어로 말하게 할 때, 소통하여 공동체의 유익을 구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즉 공동체에 덕을 끼치도록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방언기도의 중요한 존재 이유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한국조직신학회는 전국대회와 함께 한·중·일 신학포럼을 함께 개최했다. 이 포럼의 기조강연은 일본의 코이치 기무라 박사, 중국의 왕친성 교수(푸단대), 한국의 김영복 교수(한일장신대)가 각각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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