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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의 성의식

맘사라 2014. 5. 21. 22:12

2030 청춘 리포트 - 대학생의 성

[중앙일보] 입력 2014.05.21 01:33 / 수정 2014.05.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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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살과 살의 속삭임입니다. 이 내밀한 살들의 이야기는 은밀하면서도 짜릿합니다. 기성세대에게 이것은 부끄러워서 감춰야 할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20~30대는 다릅니다. 이들에게 섹스는 엄숙한 의식이 아니라 당당하고 즐거운 유희입니다. 청춘리포트는 청춘 세대의 내밀한 사랑이 궁금했습니다.

서울 시내 12개 대학교 학생과 네티즌 등 1254명을 대상으로 성의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성의식은 인간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인식과 통합니다. 여기, ‘2014년 대학생 성의식 리포트’를 내놓습니다. 요즘 20대가 생각하는 인간에 대한 근본 자세로 읽어도 무방할 것입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지난 14~16일 서울 소재 대학가 3곳에서 남녀 대학생 16명과 ‘취중 토크’를 했다. 이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상상 그 이상으로 솔직했다. 이들의 원활한 연애 생활을 위해 익명 처리했음을 양해 바란다. 남자 1~8호, 여자 1~8호가 들려주는 솔직 담백한 성 이야기다. 

Q. 설문조사를 해보니 요즘 대학생들이 섹스가 나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2.9%나 되더라. 정말 그런가.

 ▶여자 1호= 그것밖에 안 된다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0%나 된다는 게 놀라운데. (섹스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요하단 걸 알게 될 텐데. 건강에도 좋고.

 ▶남자 1호= JTBC ‘마녀사냥’ 같은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성에 관한 이야기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야한 얘기를 센스 있게 하면 더 쿨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니까.

 ▶여자 2호= MT를 가도 야한 이야기를 최고로 쳐 준다. ‘나만 해본 (섹스) 경험’을 말하는데 뜬금없이 세계여행 같은 걸 말하면 욕먹는다.

 ▶남자 2호= 나는 미팅에서 진실게임을 하다가 한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체위’를 물어봐서 깜짝 놀랐다.

 ▶여자 3호= 내 친구들은 같은 야동을 보면서 카카오톡 그룹 채팅을 하더라.

 Q. 그래도 성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열 명 중 네 명꼴로 생각보다 낮던데.

 ▶여자 4호= 그 통계치는 좀 이상하다. 나는 대학 입학하고 나서 첫경험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했는데.

 ▶남자 3호= 요즘은 그냥 자연스럽게 (첫경험을) 하지 않나. “ 볼 영화가 없네. DVD라도 볼까”하며 모텔로 들어갈 수 있는 시대잖아.

 Q. 혼전순결은 중요하지 않은 건가.

 ▶남자 4호= 요즘 누가 그런 단어를 쓰나. 상대가 혼전순결을 꼭 지키고 싶다면 헤어져야지 뭐.

 ▶여자 5호= 나도 처음에야 엄마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많이 울었지만 지금은 밥 먹고 수다 떠는 것처럼 (섹스는) 그냥 즐거운 일 중 하나가 됐다.

 ▶남자 5호= 내가 첫 섹스 파트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걸 물어보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나.

 Q. 성적 욕구 크기에 차이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여자가 남자보다 높던데.

 ▶남자 6호= 남자가 성욕이 더 크다는 건 오해다. 생물학적으로도 여자가 남자보다 6배 높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던데. 여자 친구랑 여행을 가도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나는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여친은 원기 회복한 것마냥 쌩쌩하더라. 

 Q. 사랑 없는 성관계도 가능한가.

 ▶남자 7호= 원나잇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로 원하면 문제 될 건 없지 않나? 모텔비도 나눠 내면 경제적인 거고.

 ▶여자 6호= 솔직히 아무나와 성관계를 가지면 성병이 옮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 굳이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할 만큼 절박하지도 않고.

민경원·이유정·이서준·구혜진 기자


전문가 분석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기존의 학술 연구의 경우 동성애적 성향을 보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4%포인트 정도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응답률이 훨씬 떨어졌다. 남성이 여성보다 사회규범에서 이탈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크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40~50대 가운데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비율은 표본에 따라 남성 15~35%, 여성 15~45%로 나오는데 20대 초반의 남녀들도 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중년과 달리 병원을 찾는 20대는 거의 볼 수 없다. 문제를 겪으면서도 해결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20대 성생활에 관한 연구를 늘리고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