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화된 교회들 사이에서 ‘느린 교회’ 주목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입력 : 2014.03.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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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USA투데이가 3월 28일(현지시각) ‘교회의 맥도날드화’를 지적하면서 ‘느린 교회’(slow church)에 대해 다뤄 눈길을 끌었다. 오늘날 교회가 패스트푸드처럼 굉장히 빠르고 매력적이지만 우리의 영혼을 깊이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느린 교회’를 제시한 것이다.
IVP에서 나온 신간 ‘느린 교회(slow church)’의 공동 저자인 크리스토퍼 스미스(C. Christopher Smith)와 존 패티슨(John Pattison)은 “하나님나라를 프랜차이즈화할 수는 없다”며 슬로우푸드 운동의 교훈을 교인들의 삶에 적용하고 있다.
책의 저자들은 소위 말하는 ‘맥도날드화’가 교회 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이들은 너무나 많은 소형교회들이 대형교회의 최신 목회 방식을 접목해 대량의 성장을 꾀하려 한다고 지적하며, ‘느린 교회’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느린 교회는 지역교회가 가진 콘텐츠와 이미 짜여진 프로그램의 생산성을 강조하는 사역적 접근이다.
약 15년 전, 패티슨은 네브라스카주 링컨에 있던 가정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당시 교회 지도자들은 시카고의 대형교회인 윌로우크릭교회에서 일부 프로그램을 가져오려고 했다. 그러나 대형교회 위주로 짜여진 이 프로그램들을 작은 마을에선 적용할 수 없었다. 패티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다른 많은 교회들이 이(대형교회 프로그램을 그대로 도입하는)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저자들은 대형교회의 경우, 교인들이 공동체의 일부로 참여하기보다 군중 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종종 가까운 이웃들과의 관계성이 단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패티슨은 “대형교회에 대한 우리의 가장 큰 우려는, 이들이 큰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때문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교회’가 될 수도 있지만 ‘어떠한 특정한 곳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미스와 패티슨은 작은 교회들에 속했다. ‘이글우드리뷰(Englewood Review of Books)’라는 온라인 잡지를 운영 중인 스미스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이글우드크리스천교회(Eaglewood Christian Church) 교인이다. 이 교회는 예배 인원이 1970년대에는 약 1,000명 이상 몰리면서 부흥하기도 했으나, 오늘날은 약 180명 정도다. 사역의 대부분은 이웃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 집중돼 있으며, 어린이집 사역과 집 수리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글우드의 교인들 대부분은 교회 근처에 살고 있으며, 주일에는 함께 모여 사회적 이슈와 신앙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스미스와 패티슨은 이 같은 느린 교회에 대한 아이디어를 오는 4월 3~5일 이글우드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서 나눌 계획이다.
하트포트신학교의 종교사회학자인 스콧 썸마(Scott Thumma) 교수는 “느린 교회 운동이 좋은 신학(good theology)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대부분의 교회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슬로우 푸드 운동이 대중을 사로잡지 못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우리 모두는 유기능 재료로 만든 슬로우 푸드나 3시간 요리 등을 좋아하지만, 이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일부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일부 사람들이 느린 교회에 매력을 느끼지만, 현대 사회 내의 모든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느린 교회는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나, 작은 교회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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