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財 북리뷰] 부자들의 선택
입력 : 2014.04.06 09:23
요즘 세상에 ‘자수성가(自手成家)’는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능력과 도전 정신이 있어도 돈이 많은 부모를 만나, 좋은 교육을 받고, 사업을 추진할 만한 재력이 없으면 평범한 사람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의 저자 토머스 J. 스탠리 박사는 지난 20여년간 733명의 부자를 조사했다. 설문과 조사, 인터뷰, 통계 수치를 통해 부자가 되는 8가지 성공 요인을 파악했다. 토머스 박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놀랍게도 이들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머리를 갖고 태어난 것도 아니었고, 부모가 부자인 것도 아니었다.
토머스 박사는 부자가 된 비결은 그들의 태도에 있었다고 말한다. 부자들은 단기적인 안목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회를 선택했다. 자기 관리도 철저했다. 선택의 순간에 대담함을 갖춘 결정을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론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는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재미난 점은 부자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공통적인 기준을 뒀다는 것이다. 그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져들기 전에 배우자가 이기적이지 않으며, 다정하고 덕성을 갖췄는지 먼저 알아보고 이에 매력을 느꼈다. 백만장자들은 자신의 배우자를 소개할 때도 “건실하고, 이기적이지 않으며 내 감정을 잘 헤아려준다”고 소개했고, “인내심이 강하고, 이기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저자는 결혼이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재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부터 일이 분담되기 때문에 경제적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신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경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결혼한 가정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라며 “결혼과 재산 수준 사이의 비례 관계는 너무도 뚜렷하며, 교육 수준이 높든 낮든 수입이 많든 적든 간에 모른 사람들에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부부가 공통적인 관심사를 갖고 있다는 점도 부자들의 특징이다. 특히 이들은 재산을 모으는 것과 관련해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었다. 가계 예산을 짜고, 투자를 계획하고 돈을 얼마만큼 벌 것인지 목표를 세우고, 사업을 차리고 꾸려나가는 것 등을 공유했다. 저자는 배우자를 잘 선택한다는 것은 사람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나름대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저술해 내용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저자가 1973년부터 부자에 대한 연구·강연과 저술 활동을 해오고 있고, ‘백만장자가 되는 법’, ‘백만장자를 위한 마케팅’ 등의 유명 저서를 쓴 작가라는 점도 흥미롭다. 직접 진행한 인터뷰와 부자들의 일화 중심으로 이야기가 짜여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다만 한계는 있다. 이 책을 읽고도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들지 않는다. 따져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그런 것이 아닐까. 지나치게 ‘당연’한 말들도 많다.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다’는 얘기는 아무리 신빙성 높은 자료로 근거를 대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자신과 부자의 삶을 비교해 내 생활에 뭐가 부족한 점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고, 여기서 교훈을 찾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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