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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위의 호텔: 하늘 위 그들만의 세상…항공기 1등석은 어떤 곳?

맘사라 2013. 11. 26. 23:13

하늘 위 그들만의 세상…항공기 1등석은 어떤 곳?

·  김참 기자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title_author_arrow_up.gif 입력 : 2013.11.25 15:22 | 수정 : 2013.1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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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는 앞 칸, 헐벗고 굶주린 자는 뒤 칸으로 삶의 공간을 설정했던 영화 ‘설국열차’는 비단 스크린 속 이야기에 그치는 것일까. 좋든 싫든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꼬리 칸과 머리 칸은 분명 나뉘어 있다.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에 오르는 비행마다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을 나누는 두꺼운 커튼 사이의 간극은 설국열차의 꼬리 칸과 머리 칸 못지않게 크고 두텁다. 탑승 때 부러움 반, 시기 반의 시선으로 훑어봤던 기내 1등석이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지고 나면, ‘뒤 칸’ 승객들로선 그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대한항공 1등석에 배치되는 코스모 스위트석 /대한한공 제공


안전벨트 착용 표시등이 꺼진 후 ‘그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 항공기 일등석은 어떤 곳

장거리 노선의 여객기 전체 좌석 수에서 1등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고 비즈니스클래스는 1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항공기의 전체 좌석 공간의 약 40~50% 정도다.

적은 수가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불평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1등석과 비즈니스석 고객들이 항공사 수입의 40~50%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한 만큼, 항공사도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 1등석 탑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내 라운지/에미레이트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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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석과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기업 임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코노미석의 두 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차이가 나는 만큼 개인 돈을 들여서는 타기 쉽지 않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전문직 종사자와 연예인, 돈이 많은 자영업자도 주요 탑승객에 포함된다. 팍팍하게 사는 일반 월급쟁이들은 일생에 한 번 떠나는 신혼여행 시 일부 이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자비를 들여 1등석과 비즈니스석을 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1등석에는 어떤 서비스가 제공

올 초 갑을(甲乙) 관계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모 대기업 임원의 ‘라면 폭행’ 사건도 그가 비즈니스석에 있었던 고객이었기에 끓인 라면을 주문하면서 발생한 사단이었다. 이코노미석 고객이라면 이런 실수는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이다. 이런 일이 터지고서야 다수의 사람들은 비즈니스석에서는 끓인 라면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럼 끓인 라면 이외에 1등석과 비즈니스석에는 어떤 서비스들이 제공될까.

우선 좌석 배열이 다르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바둑판과 같은 일렬로 배열하던 방식에서 탈피 사선형태의 지그재그식 배열 등 좌석 간 독립성을 고려해 배치했다. 여기에 일등석의 경우에는 좌석마다 도어를 장착해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확보한다. 싱가포르, 에티하드, 에미리트, 카타르항공 등이 이 같은 ‘스위트’ 좌석을 도입했으며, 국내 항공사 중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명품좌석 ‘코스모 스위트’는 180도 수평으로 펼쳐지는 아늑한 침대형 좌석으로 좌석 길이 201, 좌석 너비 67㎝의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은은한 나무 컬러로 클래식하며 기존 퍼스트 클래스에 비해 15.3㎝ 넓어졌다. 또 좌석 등받이와 다리 받침대의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으며, 누운 자세에서도 조절이 가능한 원터치 버튼을 이용하여 취침 또는 식사에 맞는 좌석 모드로 전환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항공 1등석과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고급 기내식 /싱가포르항공 제공


좌석뿐 아니라 먹는 것도 다르다. 대한항공은 제주 제동목장에서 방목 생산한 명품 한우와 토종닭 등의 최상의 식재료를 기내식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1등석 승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프랑스 ‘로랑 페리에’사의 최고급 샴페인 서비스도 도입했다.

싱가포르 항공 기내식의 경우 싱가포르의 샘 렁, 호주의 매트 모란, 영국의 고든 램시, 프랑스의 조지 블랑 등 전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국제 요리 수상 경력의 요리사들로 구성된 국제 요리사 자문단에 의해 기내식이 개발됐다.

아시아나항공도 궁중음식의 대가인 ‘한복려 궁중음식 연구원’과 제휴해 한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궁중정찬’은 정통 궁중 음식에 바탕을 둔 차별화된 한식 기내식이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와인도 세계적인 소믈리에 3명이 심사위원으로 한 ‘아시아나항공 와인선정회’를 통해 엄선해 공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서비스 /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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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석과 비즈니스석 고객의 경우 항공기 안에서 옮겨가면서 즐길 거리도 많다. 물만 먹으려 해도 승무원을 불러야 하는 이코노미석 이용객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풍경. 에미레이트 항공은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 한해 이용 가능한 바 라운지에서 와인, 위스키를 비롯해 간단한 칵테일과 다과를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승객들과 대화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하늘 위 새로운 사교의 장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또 바 라운지에는 2개의 소파와 함께 42인치 대형LCD 스크린도 설치돼 있다.

◆ 피곤해지는 이코노미석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일반 승객들에게는 항공기는 매우 피곤한 곳이다. 최근 항공사들은 1등석과 비즈니스석의 서비스를 대거 확대하고 있다. 좀 더 안락한 좌석을 제공하고, 다양한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석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축소하고 있다. 그다지 서비스가 많지 않아 달리 줄일 것도 없지만, 좌석 공간을 줄여 승객들을 더 끼워 태우는 식이다.

보잉777-200의 좌석수는 300석 가량 된다.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 좌석에 있는 고급 손님 60명이 40% 가량의 공간을 차지하게 되니 나머지 240명은 피곤하게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보잉 777기의 이코노미 좌석 수는 한 열당 9석이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지난해 생산된 비행기의 70%의 경우 한 열당 좌석 수가 10개로 늘어났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다수 항공사들이 저가항공사와 차별화를 위해 1등석과 비즈니스석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이들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이 절대적이다 보니, 서비스도 점차 고급화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