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어떻게 동원하고 어떻게 사역하게 할 것인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강혜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선교한국파트너스 포럼… 김동화·송기태 선교사, 김기석 교수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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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강혜진 기자 |
선교한국파트너스(상임위원장 한철호 선교사)는 19일 서울 낙성대에 소재한 동 단체 사무국에서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선교한국파트너스는 2011년 가을부터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해왔고, 이날은 그 네번째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선 김동화 선교사(GMF)가 ‘21세기에 필요한 선교 헌신자의 영성과 인격’, 김기석 교수(한동대학교)가 ‘선교사의 사역적 통합성 및 텐트메이커 선교사의 사역적 진실성의 과제, 그리고 목회자 선교사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파트너십의 가능성’, 송기태 선교사(인터서브코리아)가 ‘젊은이 동원을 위한 선교단체와 교회와 협력 방안’에 대해 각각 발제를 맡았다. 이어 박경남 선교사(WEC), 손창남 선교사(OMF), 김동춘 목사(SFC)가 각각의 발제에 대한 논평을 맡았다.
김동화 선교사 “선교사 자질, ‘사역’보다 ‘공동체’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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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선교사는 오늘날 선교적 상황에 대해 “기독교가 주변부로 밀려나 소수자들의 종교가 되었고, 다원주의적인 상황에 처했다는 점에서 초대교회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포스트모던 시대 다원주의는 사역자들에게 분명하고 정확하게 복음을 이해하고 전달할 것을 요구하고, 오늘날 교통·통신의 급격한 발달은 선교사를 보내는 지역과 피선교지를 공간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 없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이어 사도 바울의 모델을 살피면서, 선교사로서 바울이 가진 영성·인격적 특성을 ▲약함 ▲고통·인내 ▲겸손 ▲소망·기쁨으로 정의하고, “바울은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케 하는’(고후 6:8~10) 삶을 살아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바람직한 선교사 발굴과 양성에 대해 “오늘날 상황에서 바울과 같은 이상적인 선교사를 발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선교사가 되려고 하는 자가 성장 과정에서 어떠한 좌절을 맛보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잘 살피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아가게’ 됐는지, 적어도 이 같은 자세를 갖추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사의 영성과 인격의 시금석은 어떤 사역을 하고 있는가 이전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경남 선교사는 “오늘날은 십자가에 대한 교의적 고백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원리를 살아내는 삶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면서도 “‘왜 십자가의 원리를 살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더 있었으면 한다. 사도 바울의 십자가와 약함의 신학은 전적으로 지지하고 수용한다. 하지만 동 시대에 활동했던 제자들의 삶의 모습을 조명하고 관찰하는 것이,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제자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자질에 대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김기석 교수 “전문인-목회자, 차이 인정하며 동역해야”
두번째 발제로 나선 김기석 교수는 선교사가 (직접선교 혹은 영적 사역 외의) ‘전문(인) 사역’에 시간을 투자하는 원인으로 ▲비자를 얻고자 ▲현지인의 필요에 의해 ▲현지인들과의 접촉점을 만들고자 ▲일과 직업 자체가 하나님의 부르심이기에 등을 들고, “현지인들은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을 지켜보면서 본받게 되는데,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들은 본인의 일과 직업 자체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명 확신의 토대 위에 그것을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적 사역과 전문 사역의 통합성을 위한 해결책으로는 ▲팀 사역 ▲전문 사역의 현장을 영적 사역의 터로 활용 ▲전문 사역을 바라보는 영적인 통찰력 제고 ▲영적 사역과 전문 사역 간 균형적인 시간 활용 ▲사역을 장기적으로 보는 통찰력 등을 꼽았다.
전문인 사역자의 진실성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가 영적인 사역을 위해 위장하거나 불성실하게 진행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것이 ‘뱀처럼 지혜로운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 사역 자체도 분명히 영적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린도전서 3장 22~23절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들었다.
이어 전문인 선교사와 목회자 선교사의 협력 문제와 관련해 “평신도 선교사와 목회자 선교사 간의 관계는 서열도 아니고 상하관계도 아니”라면서 “평신도 선교사이든 목회자 선교사이든 우리가 선교지에 가서 그 민족을 섬기는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인들의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서로 간 은사적인 차이점을 인식하고, 선교지에서 각각의 은사를 활용해 집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역을 개발할 뿐 아니라, 상호 파트너십을 갖고 동역자로 받아들이고 팀을 통해 일할 수 있는, 수용적이고 개방적인 선교사를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들의 확실한 공적 파송과 감독 절차를 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손창남 선교사는 “‘전문인 선교사’라는 말은 전문 사역과 영적 사역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전문 사역만 구비돼 있는데 선교지로 가면 선교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순진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발제자가 지적한 ‘전문인 선교사의 공적 파송과 감독 절차’에 더욱 주안점을 두고 싶다”면서 “목회자 선교사인가 비목회자 선교사인가보다,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으로 준비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 또한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없는 지역으로 가는 경우, 전문인으로서의 진실성을 유지하려면 목회자 출신이라고 해도 전문 분야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했다.
송기태 선교사 “파송단체는 지역교회의 ‘대리인’ 돼야”
마지막으로 송기태 선교사는 젊은이들을 선교에 동원하기 위해 “기존의 개인 동원을 뛰어넘어 청년·대학부 공동체 동원으로, 어떻게 하면 지역교회 청년들을 선교적으로 섬길 수 있을까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선교사는 “동원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먼저 청년 공동체를 섬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단기선교팀에서 단기선교사, 단기선교사에서 장기선교사로 이어지는 단계별 동원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파송단체들이 선교에 있어서 대리인(agency)이라는 정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는 한, 교회들은 더 이상 자원을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파송단체는 지역교회 선교를 도와서, 지역교회가 세계 복음화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동춘 목사는 “단기·장기 선교사의 구별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단기로 왔다가 장기로 헌신하고, 장기로 헌신했다가 단기로 전직하고, 공간 자체가 멀티화(세계화)됐고, 시간을 보내는 삶의 형태가 수시로 변화되는 포스트모던 사회로 진입됐는데, 우리의 선교 동원이 지나치게 안일화 혹은 획일화되어 새 포도주를 담지 못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고,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단체가 ‘선교 동원 이슈 파이팅’을 하자면, 직접 단기선교사나 장기선교사를 모집하고, 훈련 혹은 파송은 파송단체와 협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간사부터 아예 ‘선교사 간사’를 모집하는 것이다. 여전히 청년들은 어디에 미치고 싶은 정서가 있고, 인생을 올인할 그 무엇인가를 찾고 있다. 이제는 그 미칠 대상인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것을 강조하고, 거기에 몰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 동원 부재의 원인은 한국교회 청년 수의 감소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마지막 과업’에 대한 동원과 견인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참석자들의 조별 토론도 진행
발제 이후에는 참석자들이 ▲선교사들이 십자가 영성을 만들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 ▲텐트메이커와 목회자 선교사들의 사역적 통합을 위한 대안 ▲청년 초임 선교사 파송에 있어서 질과 나이의 문제 등을 주제로 조별 토론을 벌였다.
선교사의 영성 관리와 인격적인 성숙에 대해서는 “현지 상황에 맞는 팀 영성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을 구체적으로 돕는 멘토링, 순회사역 등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겸손함과, 경제적·사회적인 신분이 나음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성육신적 자세가 중요하다”, “풀뿌리 선교는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것이다. 사역의 열매도 외적인 열매가 아닌, 인격적인 관계에서 나오는 열매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사역적 통합성과 관련해서는 “세계관학교·선교학교 등을 교회 안에서 꾸준히 오픈하고 네트워킹해야 한다. 목회자도 (영적 사역 외의) 사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교계와 선교지에서 이원론이라는 사고 자체를 깨야 한다. 이를 위해 직장사역연구소와 지역교회가 연결되면 어떨까라는 논의도 있었지만, 세계관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교회 안에서 토론하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관을 바꾸고 직장 선교에 대한 마인드가 바뀌는 만남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 신학교 내에서 실제적 삶의 영성을 가르치는 구체적인 커리큘럼도 개발하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교회 목회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청년 동원에 대해서는 “교회 공동체가 변해야 한다. 교회가 더욱 선교적이 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릴 때부터 교육이 달라져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실제적으로 어떻게 협력하고 동원을 위해 접근할 것인가 연결을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선교 자원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연결해 줄 때, 선교사들이 효과적으로 준비될 수 있을 것이다”, “선교 동원 이후 후속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선교단체들이 더욱 많이 연합해서 청년들이 더욱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줄 필요가 있다”, “미혼여성 선교사가 실제 굉장히 강력한 사역을 하고 있다. 그들을 더욱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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