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와 신경계 질환 예방

[성서 건강학] 비타민C와 신경계 질환
  
- 이왕재 박사 (서울대 의대교수)
 

지난 호에서 비타민C의 적정 복용량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살펴보았다. 단순히 괴혈병만 예방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고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을 지키는 차원으로 볼 때 현 적정량인 60∼100㎎의 100배 이상을 복용하자는 주장임을 독자들은 이해했을 것이다. 필자의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을 돌아볼 때 비타민C를 만난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깊이 있게 연구하게 된 것도 크신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달 전 95세를 일기로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나 20여년 전 풍(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현재 완벽하게 회복하여 정상인이 되신 80이 가까운 장모님이나 필자는 특별히 총명하게 사신 것을 기억한다. 두 분 다 20년 이상을 6000㎎ 이상의 비타민C를 복용해온 분들이다. 치매기운 비슷한 모습도 보인 적이 없으신 것이 공통점이다. 장모님의 어머니께서 70대 중반에 치매를 심히 앓으시다 돌아가신 것을 기억해보면 그 차이가 무엇일까.

장모께서는 20년 이상 비타민C를 9000㎎ 이상을 한 끼도 거르지 않고 드셨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돌아가신 어머니도 생전에 100세 가까운 연세에도 불구하고 허튼 말씀 한번 하신 적 없으셨을 뿐 아니라 옛날 일뿐 아니라 최근 일까지도 세세하게 기억하실 정도로 비상한 기억력을 보이셨다. 과연 비타민C는 치매 등의 신경계 질환과도 관계가 있을까.

그 학문적 근거를 살펴보자. 뇌는 체중의 약 2%에 해당할 정도로 몸의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뇌는 호흡을 통해 들어온 산소의 20%를 사용하는 것이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산소를 많이 사용하면 그에 비례해서 많은 양의 활성산소(유해산소)가 발생한다. 그래서 우리 몸 중 가장 많은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곳이 두뇌임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만일 그 활성산소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인간은 10년도 채 되기 전에 뇌세포 전체가 죽음에 빠지게 될 정도로 활성산소의 독성은 심각하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00년 가까운 삶을 산다. 분명 우리 몸에는 두뇌에서 많이 발생되는 활성산소를 해결해주는 무언가가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바로 비타민C인 것이다. 놀랍게도 두뇌는 산소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신경계 주역인 신경세포 속에는 비타민C의 농도가 무려 10mM (1만uM)로 혈중 평균 농도(50uM)의 200배에 이른다.

같은 두뇌의 세포지만 신경세포 외의 세포들은 산소를 덜 쓰기 때문에 비타민C의 농도는 2mM, 즉 산소 소비량과 정확하게 비례하는 비타민C 농도를 보여준다. 비타민C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항산화제임을 기억한다면 이 인과관계에 대한 중요성은 필자의 부모님에게서 나타난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실제 치매에 걸린 환자들의 뇌와 건강한 노인의 뇌 속의 비타민C 농도도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보고도 나와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신경계 과학자들도 그 긍정적 인과관계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다만 신경계와 비타민C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학문적으로 풀리지 않은 숙제들이 있을 뿐이다.

극단적 스트레스를 숙명으로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 스트레스가 모두 정신적 스트레스임을 감안할 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산소 소모와 그에 따른 활성산소 발생의 증가를 감안한다면 치매 예방을 위한 1차적 대응이 많은 양의 비타민C를 복용하는 길이라는 점은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여기에다 신실한 신앙으로 스트레스로 격앙된 교감신경계를 가라앉히고 심신 평안의 주역인 부교감신경계를 삶의 중심에 세운다면 필경 생전에 치매 등의 신경계 질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