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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이 치매 막아줘

맘사라 2014. 12. 1. 07:46

숙면이 치매 막아줘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 입력 : 2014.11.28 05:29

    덜 잘수록 뇌에 독성물질 늘어… 국내 주도 연구진이 첫 입증

     

    잠을 충분히 자면, 치매에 덜 걸릴 수 있다는 가설이 국내 연구진 주도의 실험으로 입증됐다. 수면 시간이 적으면 치매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가설은 최근 신경학계의 최대 이슈였는데, 연구팀이 그 가설을 증명하는 단서를 찾아낸 것이다.

    노년기에 원인 불명으로 나타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10~15년 동안 뇌 안에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신경 독성 물질이 축적되고 응집되면서 발생한다. 그런데 수면 시간이 적으면 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이 많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뇌 변화를 비교했더니, 6시간 이하로 잠잔 그룹은 7시간 이상 잔 그룹보다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량이 증가했다는 연구였다. 즉 잠을 충분히 자면, 치매에 덜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노지훈 교수와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데이비드 홀츠만(David M Holtzman) 교수팀은 잠을 깨우고 각성 상태를 이끌어 내는 오렉신이라는 신경물질을 이용해 실험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오렉신 분비가 차단된 치매 쥐를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뇌의 변화를 살펴봤다. 인위적으로 각성 상태를 줄여서 수면 시간을 늘린 것이다. 그 결과, 수면 시간이 10% 증가한 치매 쥐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신경 독성 물질 축적이 50% 이상 감소했다. 이번에는 오렉신을 외부에서 주입하여 다시 각성 상태를 늘려 수면 시간을 줄였더니,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은 다시 늘어났다. 치매 쥐들을 강제적으로 못 자게 한 실험에서도 수면 시간이 적을수록 독성 물질 축적은 많았다. 결국 수면 시간이 줄면 치매 위험이 커지고, 그 작용에는 각성을 이끄는 오렉신이 주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의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노지훈 교수는 "양질의 수면을 길게 하면 뇌가 잠자는 동안 자정 작용으로 신경독성 물질 세척 작업을 충분히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잠을 충분히 자게 하면 치매 예방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