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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문제 방치한 한국교회, 선교 '3대 낭비' 초래했다"

맘사라 2014. 8. 6. 22:41

"MK 문제 방치한 한국교회, 선교 '3대 낭비' 초래했다"

[기독일보]   이지희 기자 jhlee@cdaily.co.kr

입력 2014.08.04 05:52 | 수정 2014.08.04 07:25

 

KOMKED 임덕순 명예 이사장, "MK교육 문제 위해 한국교회 실제적 연합 이뤄야"

"교사선교사·대리부모·한국MK기숙사 지원 시급"

"MK에게 한국인 정체성 있어야 미래 한국 자원 될 것"

"한국선교의 병목현상이 있는데, 바로 선교사 자녀(MK) 문제가 선교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임덕순 목사(한국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 명예 이사장)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KOMKED) 명예이사장 임덕순 한가람교회 원로목사는 "MK 문제는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의 주변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라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팔을 걷어붙여야 한국선교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더 나은 전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임 목사는 선교타임즈 8월호에 실린 'MK문제와 한국선교의 미래'에 대한 글에서 "선교는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만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부분을 말씀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선교사는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동역자가 필요하며, 파송기관도 선교사뿐 아니라 함께 간 가족들을 돌봐야 선교사가 제대로 사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발이 아름다운 발이라면, 숨겨진 발가락 열 개는 선교사의 가족, 특히 자녀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발가락 중 하나가 다쳐서 아프면, 발이 몸을 지탱하고 설 수조차 없는 것처럼, 선교사가 건강하게 사역하려면 신발 속에 숨은 발가락들도 보살펴야 한다"며 MK 사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임 목사는 한국이 세계 2위의 선교대국이 되고, 근래 대부분 서구선교사가 단기사역자로 전환되는 것과 달리 한국선교사는 가족을 동반하고 평생 헌신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선교사 구성도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선교의 내면은 밝지 않다"면서 "대부분 선교사가 자녀교육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에는 한국선교사가 2만 5천여 명, MK가 1만 2천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많은 선교사가 관문도시로 흩어져 사역하지 못하고 대도시 학교 부근에 모여있는 이유가 자녀교육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은 언어 문제, 정체성 혼란 등 현지에서 겪는 갈등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부모들도 현지에 정착하고, 언어를 배우며 동역자를 찾고 사역을 시작해야 하므로 현지인을 고용해 아이들을 맡긴다"며 "아이들이 제대로 말을 배우지 못하면 학교에 가도 꿀 먹은 벙어리로 수년을 지내고, 겨우 영어나 현지어를 터득하면, 그 사이에 한국어를 아예 잊는다"며 "이렇게 되면, 말뿐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까지 잃어버린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임덕순 목사는 "MK들이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자라난 경우에만 우리나라와 한국교회의 미래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그동안 한국교회가 MK 문제에 신경 쓰지 못해 발생한 문제를 '한국선교의 3대 낭비'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미래 인력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임 목사는 "MK를 잘 양육하면 부모보다 빨리 배운 현지언어로 부모 선교사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사역을 돕고, 장래에는 부모보다 더 유능한 선교사가 되거나 우리 국가의 첨병이 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MK 교육을 외면하는 사이 많은 아이가 대책 없이 파송한 파송교회와 자기를 끌고 낯선 곳에 온 부모를 원망하며 정신 갈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선교 사역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임 목사는 "한 가정의 선교사를 파송하면 보통 2천불 내외의 선교비를 보내지만, 이는 선교사와 동역자들의 생활비에도 모자란다"며 "결국 자녀교육에 우선 사용하면 선교비는 제대로 주지 않은 것이 되어, 선교사는 보냈으나 사역은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국선교사자녀교육개발원(KOMKED) 주최로 지난달 7일 선교교회에서 열린 2014년 제16회 한국선교사자녀 초중고 본국연합수련회 개회예배에서 MK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세 번째는 '선교사 인력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그는 "선교사 중 대부분 자녀교육이 가능한 대도시 학교 주변에 거주하면서 일거리를 찾거나, 아빠는 선교지에 있고 엄마는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기러기 가족이 되고 있다"며 "결국 MK 교육 때문에 선교사가 학교 주변에 발이 묶여 필요한 사역지에 배치되지 못하니 선교사 인력을 낭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목사는 "현재 상황이 이러한데, 그대로 방치하고 계속 목사 선교사만 파송하면 선교 열매를 맺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미 파송된 한국선교사들이 자녀가 잘 자라 대를 이어 사역해 줄 것을 기대하며 보람차게 사역하도록 MK를 돌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MK 문제는 선교의 진전을 막는 병목현상을 유발하는 근본 문제이며, 이를 외면한 채 세우는 미래 계획은 허상이 될 것"이라며 MK문제가 현지 선교사의 고민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선교 전략상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거듭 역설했다.

임 목사는 MK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으로 ▲아이들이 다니는 MK학교에 한국인 교사선교사를 파송해 한국MK들을 가르치고 학교 운영에도 동참하게 할 것 ▲학교 부근에 한국MK기숙사를 설립·운영하고 대리부모가 찾아가 아이를 맡아주어 부모 선교사를 전방 사역지로 재배치할 것 ▲MK들이 외국에서 한국인이며,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도록 교재를 공급할 것 ▲평신도를 교사선교사로 헌신하도록 독려하고, 목사와 대등한 자격으로 파송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 외에도 그는 ▲한국에 들어와 공부하고 싶은 MK를 위한 기숙사 등 기반을 마련할 것 ▲젊은이들의 교사선교사 헌신을 독려할 것 ▲전세계 흩어진 MK들이 서로 교류하며 미래에 책임을 느끼도록 도울 것 등 한국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MK 교재를 위해 KOMKED는 2006년부터 6년에 걸쳐 서울대 한국어교육과 교수진, 국립국어원 교수진이 집필한 한국어 교재 '함께 배우는 한국어' 네 권을 보급해, MK와 재외 교포 자녀들이 국어뿐 아니라 신앙교육과 민족 정체성까지 함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에 대해 임덕순 목사는 "교사선교사로 젊은 교사뿐 아니라 은퇴한 교사도 헌신할 수 있고, 기숙사 대리부모는 자녀를 길러본 경험이 있는 성도라면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가 MK 교육을 지원할 때에는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임 목사는 "이 문제를 개 교회나 교단별로 해결하려 한다면 중복투자가 될 뿐 아니라 제한된 인력과 재정난으로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MK 교육을 위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임 목사는 선교사들이 필요한 선교지에 효율적으로 재배치되어 영혼구원의 결실을 맩고, MK들은 국제적 감각을 가진 유능한 사역자이자 한국의 미래 역군으로 성장하고, 한국교회의 선교 재정과 인력이 효율적으로 사용돼 선교한국 달성될 것은 물론, 이 일을 통해 한국교회의 실제적인 연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