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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 해외 전문가 진단

맘사라 2014. 4. 18. 19:27

 

진도 여객선 침몰 / 해외 전문가 진단: "침수 땐 갑판으로 대피시키고, 배 기울면 바다로 탈출시켰어야"

 입력 : 2014.04.18 03:03 | 수정 : 2014.04.18 10:20

 

[해외 선박 전문가들 "선장의 초기 오판이 '140분 구조 찬스' 몽땅 날렸다"]

- 선장의 초기 대응 문제점
최악 상황 염두하지 않고 "대기하라" 명령… 참사 불러

- 물 들어오면 걷잡을 수 없어
수압 때문에 더 거세게 유입, 에어펌프로 공기 주입했어야


	파파니코라우 실장, 시무라 야스오 교수 사진
파파니코라우 실장, 시무라 야스오 교수.
일본 여객 회사 마루에페리는 사고가 난 세월호를 2012년 한국에 매각할 때까지 일본에서 18년간 사고 없이 운항했다. 이 회사가 만든 '해난(海難) 처리' 규칙을 보면 인명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 사태를 낙관하지 않고 항상 최악 상황을 염두에 두고 조치를 강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항목에 올렸다. 그리고 '선장의 대응 조치와 판단을 존중하라'고 규정했다. 모든 것은 선장에게 달렸다는 것이다. 언뜻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각국 해난 사고 전문가들은 좌초 후 침몰까지 140분이란 생존 기회를 놓친 것은 승객과 선박의 운명을 책임진 선장이 이런 당연한 규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선장의 초기 낙관이 운명을 결정

선장이 일부러 참사를 일으킬 작정이 아니었다면, 초기 단계에서 사태를 낙관한 것이 결정적 실기(失機)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리스 아테네공과대 아포스토로스 파파니코라우 선박디자인실 연구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선장은 사고 초기에 배가 기울어진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낙관을 하는 경향이 있다. 본능적으로 최악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평소 최악을 생각하는 훈련을 한다. 이런 훈련이 안 되면 낙관론에 젖어 승객들에게 '대기하라'고 명령한다. 이런 최초 실수가 순식간에 운명을 규정한다."

다른 나라 전문가들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초기 오판(誤判)이 140분을 허송하고 참사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시무라 야스오(芳村康男)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 교수는 "침수(浸水)가 확인됐다면 승객들을 전원 갑판으로 대피시킨 후 구명정을 이용해 탈출시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선장의 근거 없는 낙관이 낳은 사고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번 기울면 시간 중요치 않아

구조·인양 전문가인 중국 다롄(大連)대학의 궁융쥔(弓永軍) 교수는 "갑판에는 구명조끼와 구명정 등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빨리 갑판으로 승객을 모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는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고 말했다.


	17일 해군 구조함 ‘청해진함’과 해양경찰 구명정들이 침몰한 세월호 옆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해외 선박 전문가들은 “배가 침수되면 승객들을 구명조끼 착용 후 갑판으로 대피하도록 해야 하며, 배가 기우는 등 침몰할 조짐을 보이면 바로 바다로 뛰어들게 해야 하는데, 세월호 선장 등은 안이하게 대응해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17일 해군 구조함 ‘청해진함’과 해양경찰 구명정들이 침몰한 세월호 옆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해외 선박 전문가들은 “배가 침수되면 승객들을 구명조끼 착용 후 갑판으로 대피하도록 해야 하며, 배가 기우는 등 침몰할 조짐을 보이면 바로 바다로 뛰어들게 해야 하는데, 세월호 선장 등은 안이하게 대응해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영근 기자
중국 항운(航運)업계 매체인 '항운계'의 치인량(齊銀良) 편집장도 이렇게 말했다.

"선박이 기우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선장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으로 모이라'고 지시를 내린다. 그러면 승무원의 지시 아래 갑판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배가 급격하게 기울면 최대한 빨리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이런 기회를 한번 놓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화잉(華鷹)원양어업공사의 리커핑(李科平) 사장은 "일단 10도, 20도씩 기울기 시작하면 배에서 탈출이 어려워진다. 90도까지 기울면 승객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그때는 뭘 붙잡지 않으면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승무원의 지휘가 중요하다. 세월호 사고 당시 승무원의 지휘가 있었는가. 한 승객이라도 탈출하지 못했다면 승무원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부의 구조 작업도 문제

중국 해군 군사학술연구소의 차오웨이둥(曹衛東) 연구원은 "배가 일단 기울면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 물이 들어오면 수압 때문에 물은 더욱 거세게 들어오게 된다"며 "해수 유입을 빨리 막아야 배가 평형을 되찾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과 관련해 시무라 야스오 교수는 "배가 더 침몰하지 않도록 조기에 에어 펌프로 공기를 주입했어야 한다"면서 "가라앉은 후 잠수부를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수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