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도 섹스리스 증가, 도대체 뭐가 문제야?!
등록 : 2013-11-25 14:59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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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의 사랑이 최고 저정기라고 하는 30ㄷ 사이에서도 섹스리스가 능가하는 추세다. ⓒ데일리안 |
‘초식남(草食男)’ 만큼
오해된 말도 없다. 대체적으로 매체에 알려진 바로는 초식남이 초식동물처럼 온순하다못해 결혼이나 연애에 관심이 없는 남자를 가리킨다. 하지만 초식남은 남성상에 관한 트렌디한 유행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여자들의 분노가 담긴 말이다.
이 말은 2006년 일본의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深澤真紀)가 처음 사용했는데, 그 안에는 남성들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이 담겨 있었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 않았고 데이트를 해도 돈을 쓰지 않는 경향이 대거 나타났다. 여자 친구에게
돈을 쓰지 않는 대신 자신에게 투자를 했다. 패션이나 미용, 취미생활, 공연, 여행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여성들 앞에서 경제력으로 허세를 부리지도 않았다. 대신 남성들은 여성을 대신할 대상을
찾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가 하면, 섹스용품을 구입했으며, 성적 영상에 빠져들었다. 심지어 성매매에 탐닉했다. 오타쿠적인 취미에 허덕거렸다. 여자
친구에게 많은 돈을 들이느니 차라리 자기 편한 대로 살겠다는 의도였다. 이렇게 본다면 남자들이 매우
이기적이고 변태적으로 변한 셈이다.
왜 이런 경향이 나타난 것일까. 일본 남자들의 이런 경향은 경제적인 상황과 사회문화적인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앞선 세대의 아버지들은 육식남 즉, 가부장적인
남성 모델을 따랐다.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에 남자다움에 맞게 직장과 사회에서는 치열하게
경쟁을 하면서도 집안에서는 가부장적인 권위를 인정받았다. 자녀의 교육과 부모의 봉양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하면서도 남성의 우월성을 존중받으려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이에 시달린 여성들은 황혼 이혼으로 반란을 일으켰고, 바쁜 일과 속에서 얼굴을 잘 볼 수 없던 자식들은 아버지 취급을 하지
않았다. 말년에 육식남들인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오갈 데 없는 외롭고 고독하며 병든 자신이었다. 이를 지켜본 아들 세대는 결혼을 해서 가족을 부양하기보다 자신에 대해 더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행위들에는 아이나 아내들조차 옆에 남아 있지 않는 가족생활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아버지와 남편에 대한 롤 모델이 없었던 점이다. 따라서
책임질 일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일자리가 있어도 비정규직이라 가족을
안정적으로 부양할 여건이 못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를 부양하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 한 몸 건사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예컨대
데이트 비용도 문제가 되었다.
KBS '미녀들의 수다'의 루저 발언과 데이트 비용 논란 그리고 2011년 ‘개그콘서트’ 애정남의
데이트비용 지불 기준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사건이었다. 남자들이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기이는 경제적인
정도가 여성들이 사회경제적인 수준과 부합하지 못하고 있었다.
성적인 관계에 대해서 관심이 적은 것은 남성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20일, 영국의
가디언 지는 일본 젊은이들의 섹스 기피 현상 (sekkusu shinai shokogun, or celibacy
syndrome)에 대해서 다루었다. 인용된 조사 자료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의 남성 61%는
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며, 여성은 49%였다. 또한 30세 이하의 30%는
데이트를 아예 하지 않고 있었다. 다른 조사에서는 16세에서 24세 여성의 45%는 성적 관계에 관심이 없거나 경멸하고 있었으며
남성의 25%도 마찬가지였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았을 때, 성적 관계가 없으면 출산율은 떨어지며 노동력은 감소하기 마련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금전적인 거래의 관점에서 보자면 여성들에게도 경제력과 자신의 생활이 있으니 억지로 성적
관계를 남성과 억지로 맺을 필요는 없어졌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뇌를 자극해 일어나는데, 나이가 들면 생성이 둔화된다.
하지만 20~30대에게서 호르몬 분비 등 신체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성행위를 거의 하지 않거나, 성욕 자체가 없는 ‘섹스리스(sexless) 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요인을 들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육체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하수체에서 프로락틴이 분비되어 성욕을 억제 시킨다.
한 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인들중 섹스리스 커플이 많은데, 벤처기업은 말 그대로 앞날을 예상할 수 없어 스트레스가 크다. 피곤의 증가는 자기중심적인 성적
쾌락을 강화한다. 자신이 피곤하기 때문에 상대를 위해 봉사를 한다는 개념보다는 자신이 봉사를 받으려고
한다. 이러한 측면은 성매수의 유혹에 빠져들게 한다.
섹스리스 부부도 늘어나고 있다. 2012년 국내 한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부부 중 섹스리스 비율은 30%를 넘어섰다. 특히 워킹맘이 심했다. 한국워킹맘연구소의 조사(2011)를 보면 일과 육아 병행의 워킹맘들은 자녀 연령이 낮을수록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몸이 피곤하고 귀찮아서'(87%), '임신될까 두려워서'(12%)가 이유였다.
또한 영화 ‘우리 선희’의 선희처럼 미혼 여성들도 너무 바쁘다. 자신이 욕망하는 꿈을 향해 질주하기도 바쁜 세상이다. 모든 것을 그것에 투입해도 뭔가 이뤄질까 말까인데 사랑과 연애가 무슨 소용인가, 신경쓸 여력이 없다.
무엇보다 기혼부부에게나 있을 섹스 리스현상은 젊은 세대까지 이동했다. 초식남의 증가와 젊은 세대의 섹스리스 증가 현상은 경쟁과 스트레스의
증가가 우리를 무기력증에 빠지게 만들고 있으며, 사회의 고비용, 양극화의
불안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극도의 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역시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글 / 김헌식 문화평론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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