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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대화의 필요성: 10명 중 3명 “가족간 대화시간 10분 안돼”…가족不通 ‘패륜범죄’로 이어져

맘사라 2013. 11. 23. 01:04

[위크엔드] 10 3가족간 대화시간 10 안돼”…가족不通패륜범죄 이어져

기사입력 2013-11-22 06:36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경남의 한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A(25) . 그는 지난 2006년 부모가 이혼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어머니(53)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여동생(23)과 함께 부산에서 살고 있었다.

올해 9 9일 오전 5시께 A 씨는 갑자기 자신이 거주하는 집 2층으로 올라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웃의 신고로 A 씨는 곧바로 경찰에 검거됐다. 당시 A 씨는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였고, 사건 전날 ‘가족 간에 다툼도 없었다’는 이웃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자신을 구박했다는 이유로 며칠 전부터 범행을 구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이혼한 뒤 스트레스를 나한테 다 풀었다”며 “며칠 전부터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 아침 그 시간 마침 눈을 떴다”고 진술했다.

대화단절에 따른 가족 간 불통(不通)이 결국 패륜 범죄로 이어진 끔찍한 사건이었다.

헤럴드경제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이달 14일부터 18일까지 직장인 608명을 대상으로 ‘하루 중 가족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를 묻는 e-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25.8%(157)가 ‘1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약 3명꼴로 하루 중 채 10분도 가족과 대화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1시간 이상’이라고 말한 직장인은 18.1%(110)에 불과했다. 10~30분’의 경우에는 29.8%(181), 30~1시간’은 26.3%(160)로 나타났다.

반면, 하루 중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1
~2간’으로 답한 사람이 38.8%(2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2~4시간’이 24.8%(151), 1 만’이 21.9%(133), 4 상’이 14.5%(88) 순이었다.

또 하루 중 가족과 대화시간이 어느정도 돼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1
상’이라는 대답이 44.2%(269)로 전체의 절반가량이었다. 이어 ‘1간’이 29.3%(178), 30분’이 21.1%(128), 10분’이 5.4%(33)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가족간 소통이 단절된 가운데 ‘패륜범죄’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족간 불통이 평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2
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족ㆍ친족을 대상으로 살인ㆍ강도ㆍ성폭행 등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검거된 이는 모두 21751명으로 전년 대비 15%(2850) 증가했다. 범죄통계를 처음 작성하기 시작한 1994(17461)에 비하면 24.6%(4290) 증가한 것이다.

친족 가운데서도 함께 사는 ‘동거친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비중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친족 살인범(미수 포함)은 지난해 259명으로, 이 가운데 207(80%)이 동거친족을 살해한 경우였다. 2008년의 경우 친족살인범 228명 중 175(76.8%)이 동거친족 살해였고, 2010년에는 280명 중 220(78.6%)이었다.

특히 부모나 조부모를 살해하는 대표적인 패륜범죄인 ‘존속살해’ 사건은 지난 5년간 일주일에 한 번꼴로 발생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건수는 총 287, 부모를 폭행한 존속상해 범죄는 총 2193건이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불화를 겪는 가정이 늘고 있는 가운데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하다 보니 가족간 소통이 더욱 근절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진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패륜범죄를 살펴보면 가족이 해체된 경우가 많았다. 부모 이혼 등으로 긴밀한 유대관계가 끊어졌거나, 가정 내 교육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이처럼 한 집에 같이 살아도 소통이 없어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해지다보니 한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력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같은 친족 대상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이 다시 가정에서 이뤄져야 가족간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