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걷기운동은 실은 고도의 뇌 운동입니다. 100개가 넘는 팔다리 근육이 순서대로 움직이면서도 힘의 균형이 정확히 맞아야만 걸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걸으면 치매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발을 내딛는 거리는 뇌의 앞부분이 계산하고 그때 필요한 근육의 강도는 뇌의 중간 부분이 결정합니다.
순간순간 왼발과 오른발로 이동하는 몸의 무게 중심은 소뇌가 담당합니다.
걸음걸이가 얼마나 뇌 상태를 반영하는지는 뇌 손상 환자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뇌 손상 환자 보호자 : 걷는 거 좋아지면 말하는 것도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그러면 알아듣고 TV도 많이 보세요. 좀 불편했던 게 더 좋아지는 거죠.]
뇌가 건강해야 잘 걸을 수 있고 반대로 잘 걸으면 뇌가 건강해집니다.
MRI로 뇌를 촬영해보니 일주일에 10킬로미터 이상 걷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16%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이 걸을수록 뇌세포가 퇴화하는 속도가 느려져 걷지 않은 사람보다 뇌가 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영배/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 간접적으로는 혈관에 쌓여 있는 노폐물이나 이런 것을 제거함으로써 혈관을 더 탄탄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때문에 많이 걷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44%나 더 낮았습니다.
걷기의 뇌 발달 효과는 시속 4.5킬로미터보다 빠른 속도로 걷고 양팔을 크게 움직이면서 걸을 때 잘 나타납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