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 입력 2013.10.21 18:28
여성의 폐경 이후 심해지는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은 노년기 와병의 가장 큰 원인인 골절 부상을 초래한다.
우리나라 폐경기 여성들은 그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예방 노력은 소홀히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골다공증학회와 대한골대사학회는 서울시 거주 폐경기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골감소증 또는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여성이 1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조사는 대한정형외과학회, 한국여성건강 및 골다공증재단 등과 공동으로 지난 8월 29일부터 2주간 50∼59세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의 99%는 폐경과 함께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뼈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팔 다리가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의 위험에 대해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중
38.4%만이 1∼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폐경 후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 활동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아지면서 뼈가 약해져 쉽게 부러지는 등 손상을 입기 쉬운 상태다.
골다공증을 흔히 '침묵의 뼈 도둑'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일단 뼈가 부러지면 노화로 인해 쉽게 붙지도 않는다.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들이 죽을 때까지 와병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훨씬 더 많이 나타난다. 이는 뼈의 흡수와 재형성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폐경 후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50세 여성이 죽을 때까지 골다공증성 골절을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할 확률(전생애 위험도)은 29%로 남성보다 2.7배가량
높다.
골다공증의 진행 정도는 골밀도를 측정해 가늠한다. 뼈의 강도는 골량(quantity)과 골질(quality)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골밀도가 촘촘할수록 골량은 많아지고 골질도 좋다.
따라서 폐경기 여성들은 칼슘, 비타민 D 등
뼈를 튼튼히 하는데 도움이 되는 영양분을 꾸준히 섭취해 골밀도가 더 이상 저하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제제나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등의 약물치료도 필요하다. 골다공증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여성호르몬제,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 부갑상선 호르몬제 등이 있다.
뼈 건강에 좋지 않은 흡연이나 과음도 삼가야 한다. 대신 몸과 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준에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평형감각 유지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낙상 및 골절 부상의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고려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윤정 교수는 "폐경기 여성의 골절 부상의 원인은 골감소증이 56.5%로 골다공증의 26.9%보다 훨씬 많다"면서 "뼈 건강을 오래오래 유지하려면 20대 때부터 충분한 영양 공급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골량을 최대치로 높여 놓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폐경기 여성 뼈 건강 유지 위한 4가지 생활수칙
뼈 건강을 가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다음은 국제골다공증재단이 지난 20일 골다공의 날을 맞아 제안한 폐경기 여성의 뼈 건강 유지를 위한 4가지
생활수칙이다. ①매주 3∼4회, 매회 30∼40분간 운동을
한다. ②식이성 칼슘과 단백질, 과일과 채소가 충분하고 뼈
건강에 좋은 식단을 생활화한다. 햇볕 쬐기와 식이 및 보충제 섭취를 통해 비타민 D도 충분히 보충한다. ③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같이 나쁜 습관을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과도한 다이어트와 저체중 여성은 골다공증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 ④폐경기 여성은 병원을 방문, 골절
위험 평가나 골밀도 검사를 받는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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