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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준비를 위한 정보: 수능만점 '공부의 神' 서울대 탈락

맘사라 2014. 2. 6. 11:24

 

수능만점 '공부의 神' 서울대 탈락

교수 12명이 ‘다면 면접’… 70분간 상황극 등 인성-적성까지 측정
자연계 유일 만점자의 반전

동아일보 | 입력 2014.02.06 03:07 | 수정 2014.02.06 09:11

"엄청 아쉽네요. 면접 괜찮게 보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유일하게 자연계 만점을 받은 전봉열 씨(21)는 4일 페이스북에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남 목포 홍일고 출신 삼수생인 전 씨는 이번 수능 만점자 33명 중 유일한 자연계 수험생으로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B형, 물리Ⅰ, 생명과학Ⅱ를 선택해 모든 문제 정답을 맞혀 유명해졌다.





전 씨가 수능에서 만점을 받고도 서울대 의대 정시에서 탈락한 건 '다면 인·적성 면접'의 변별력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은 수능 60%, 구술면접 30%, 학생부 10%를 반영하는데 2013학년도 입시부터 구술면접 방식을 15분짜리 단건 면접에서 70분짜리 다면 인·적성 면접으로 바꿨다.

다면 인·적성 면접은 수험생 1명이 각기 다른 과제가 주어진 6개의 방을 10∼20분씩 차례로 돌면서 치르는 전형이다. 방마다 지시문 숙지 시간 2분을 주고 질의응답을 8분 동안 진행한다. 두 번째 면접실에서는 지시문을 10분 동안 읽고 10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방마다 의대 교수가 2명씩 있어 총 12명의 교수가 수험생을 평가한다. △고민되는 상황을 부여하는 상황극 △창의력 면접 등을 통해 학력 외적인 요소를 평가하는 게 목표다. "고전인 홍길동전을 21세기 식으로 재해석해 보라" "친구가 목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등 다양한 질문과 상황을 제시한다.

서울대 의대 입시는 최상위권 수험생 간의 경쟁이다 보니 수능 성적은 대체로 비슷해 면접 점수에 따라 당락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는 이번 의대 입시에서 합격자 중 30% 정도가 면접 성적으로 수능 점수 서열을 뒤집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연수 서울대 교무부학장은 "다면 인·적성 면접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의대생 선발에 활용해온 방식인데 서울대가 2011년 의학전문대학원생 선발 과정에 도입한 뒤 효과가 높다고 판단해 2013학년도 입시부터 학부생 전형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지난해 고려대 의대 수시모집에 지원한 상태에서 수능을 치렀다가 만점을 맞았다. 고려대 의대 수시에 합격하면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에 응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능최저기준만 통과하면 논술 70%, 학생부 30%를 반영하는 고려대 의대 수시에서 탈락해 서울대 의대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서울대 의대는 미등록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탈락자인 전 씨가 추가 합격할 가능성은 낮다. 전 씨는 수능 점수를 100% 반영하는 연세대 의대 정시모집에는 합격한 상태다.

전 씨는 "이렇게 (서울대 의대에) 떨어지니 붙을 것처럼 행세하고 다녔던 게 부끄럽다"며 "저도 성격 괜찮다는 말 듣고 살았는데 떨어졌다는 건 저보다 인품이 더 좋은 사람들이 의료계에 많이 왔다는 걸 뜻할 수도 있어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다"고 페이스북에 심경을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