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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열풍: KFC(Korean Fried Chicken)의 약자로 불려 지고 있음

맘사라 2013. 10. 13. 02:24

[Why] 세계人 사로잡은 KFC … 이제 그만 이 할아버지 잊어주세요

 

입력 : 2013.10.12 03:13

'치킨 韓流' …한국식 통닭세계 각국서 돌풍
뉴요커 사로잡은 맛
맨해튼에만 한국식 치킨집 10개 넘어 현지신문 "놀라울 정도로 맛이 좋다" 드니로 등 유명…
국·호주서도 인기 불붙어
"다가오는 거대한 트렌드 KFC 맛보라" "맥주와 궁합 잘맞아" 등 호평 쏟아져
동남아도 한국식 치킨 돌풍
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 "먹고나서도 계속 손가락 빨게돼" "한국 튀김닭과 사랑에…
치맥·무 등 한국말도 유행어로
닭에 마늘·간장 등 독창적인 소스 접목 무료콜라 등 한국형 마케팅 더해져 성공 "불고기…


	[Why] 세계人 사로잡은 KFC … 이제 그만 이 할아버지 잊어주세요
싱가포르 최대 일간지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최근 인터넷판에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특집 기사를 냈다. 제목은 '싱가포르 사람들이 한국식 치킨에 미쳤다'였다. 싱가포르에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돌풍이 불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KFC에 빠져 있다.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아니라, 코리안(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말이다'라고 전했다.

맛집 소개 사이트 푸드닷컴은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을 파는 싱가포르의 프랜차이즈 '포핑거스(4Fingers)'를 '빨리 나오고 맛있는 집.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튀김이나 샐러드와도 잘 어울린다'고 평했다.

바다 건너 영국에서도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의 인기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도시 가이드 '타임아웃' 런던판(版)은 지난 8월 런던 북동부에 있는 한국식 치킨집 '주보(Jubo)'를 소개하면서 이런 제목을 달았다. '2013년 다가오는 거대한 음식 트렌드인 KFC를 맛보자(바보야, KFC는 코리안 프라이드치킨이란다).' KFC가 지금까지 흔히 알려진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아니라, 한국식 통닭의 약자(略字)임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인의 국민 안주' 통닭이 세계 곳곳의 외식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싱가포르·필리핀·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에선 가요·드라마에 이어 치킨 한류(韓流)가 거세다.

미국 뉴욕에선 수전 서랜든, 로버트 드니로 같은 유명 배우들이 한국 닭집의 단골손님이 돼 화제가 됐다. 이슬람권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도심 한복판에도 최근 한국식 통닭집이 문을 열었다.

한국 닭이 인기를 끌면서 '치맥'(chimaek·치킨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일), 무(moo), 양념(yangnyum)같이 한국 말을 따서 영어로 적은 단어들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선 별 특색 없는 요리라고 여겨지는 통닭에 전 세계 사람들은 왜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가장 빠르게 확산 중인 한식은 통닭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식 닭 튀김이에요. 먹고 나서도 계속 손가락을 빨았다니깐요' '본촌치킨에 다시 왔네요. 한국 프라이드치킨과 사랑에 빠졌거든요'…. 인도네시아인들이 트위터에 올린 한국 치킨에 대한 평이다.

가요와 드라마가 먼저 인기를 끈 인도네시아에선 국내 대형 치킨 프렌차이즈인 교촌·또래오래와 함께 본촌치킨·치킨퐁 등 한국서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랜차이즈들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위치 기반 SNS 포스퀘어에선 '한국식 치킨집에 들어가려고 한참 줄을 섰어요'라는 인도네시아 사람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영자신문 자카르타포스트는 최근 교촌치킨 자카르타점이 문을 연다고 소개하면서 '인도네시아 대형 외식 기업 와하나 그룹이 직접 제안해 한국 치킨을 들여왔다. 이제 한국식 치킨과 맥주로 하루를 마감하자'고 전했다. 와하나 그룹 로비얀토 부디먼 회장은 계약을 맺은 직후인 지난 4월에 낸 보도자료에 "미국서 공부한 막내딸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맛본 한국 치킨의 맛에 반해 인도네시아에 매장을 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에선 한국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조선치킨'이라는 통닭집이 인기다. 전북 지역 일대에서 통닭 배달을 하다가 필리핀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송승권씨가 2010년에 문을 연 이 치킨집은 모든 지역 배달, 연중무휴, 길거리 시식회 같은 한국식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었고 3년 사이 직영점을 다섯 개로 불렸다.

지난해 현지 신문인 '선·스타'는 '조선치킨 골라 먹기'라는 제목으로 '두 번 튀겨 바삭한 치킨을 내는 조선치킨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세부 지역에 매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고 이 식당의 인기를 소개했다.

미국의 'KFC 돌풍'은 뉴욕·로스앤젤레스같이 한국 교민이 많은 지역에서 시작돼 현지인들에게까지 빠르게 번졌다. 뉴욕 맨해튼에만 열 개가 넘는 한국식 치킨집이 성업 중이고,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맨해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바쁜 직원들의 식사용으로 800~1000달러어치의 치킨을 본촌치킨 맨해튼점에서 배달시켜 먹는다. 뉴욕데일리는 "맨해튼에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전쟁이 벌어졌다. 뉴욕의 (외식업계의) 거대한 새 트렌드 중 하나인 이 치킨은 맛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 비슷한 식당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호주 멜버른 지역에선 2013년에만 한국식 치킨집 세 곳('치맥' '비스트로K' '가미치킨')이 문을 열었다. 레스토랑 평가 사이트인 어반스푼엔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맛'(치맥) '음식이 빨리 나왔고, 함께 나온 무가 맛있었다'(비스트로K)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은 잊어라. 멜버른 최고의 치킨은 이곳이다'(가미치킨) 등 이 식당들에 대한 평가들이 계속 올라온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식 통닭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처럼‘치맥’(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일 밤, 미국 뉴욕 맨해튼 38번가에 있는 ‘본촌치킨’에서 외국인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본촌치킨 제공
◇"레드오션 한국 떠나 해외로 갈랍니다"

한국식 닭이 성공적으로 전파되는 경로는 비슷하다. 한국 교민 인구가 많은 지역에 한국인을 위한 치킨집이 일단 생기면 현지인들이 와서 맛을 보고, 이후 빠른 입소문을 타고 인기 식당으로 자리 잡는다.

미국 뉴욕에서 고급 한식당 '정식'을 운영하는 임정식 셰프는 "한국 사람들은 구절판, 비빔밥 같은 전통 음식만 한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지금 외국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한식은 한국식 통닭"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6년째 살며 한국 홍보 사이트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를 운영하는 강우성씨는 통닭집의 유난한 인기 비결을 '대중성과 고유성의 절묘한 균형'에서 찾았다. "미국인들은 이미 KFC 같은 미국 남부식 프라이드치킨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튀긴 닭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은 닭이라는 대중적 재료에 마늘소스, 간장소스 같은 한국의 독특한 소스를 접목한 음식이지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이국적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음식이 바로 한국 프라이드치킨입니다."

미국·필리핀·태국 등에 매장을 내고 있는 본촌치킨 서진덕 대표는 "작은 치킨집이 난립한 한국이 레드오션이라면 아직 한국 치킨집이 적은 편인 외국 도시들은 블루오션 격이다. 돼지나 소를 안 먹는 나라는 있어도 닭을 안 먹는 나라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 대표는 대구와 부산에서 닭갈비집과 통닭집을 하다가 2006년 미국 뉴저지점을 여는 것을 계기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한국에 11개 매장을 낸 본촌치킨의 해외 매장은 5개국 109개에 달한다.

서 대표는 10일 "10~13일 한국 프라이드치킨의 맛 내기와 마케팅 방법을 토론하는 포럼을 부산에서 열고 있는데 미국·필리핀·태국 등 여섯개 나라에서 온 여덟 명이 노하우를 배우겠다며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반, 연중무휴, 무료 콜라… 한국식 마케팅 통했다

프라이드치킨의 격전지인 한국에서 치열하게 갈고 닦은 '통닭집 운영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해외에 진출한 대부분의 통닭집은 간장과 양념 치킨 등을 섞어 주는 '반반 메뉴'를 내면서 취향이 다른 손님을 골고루 만족시킨다. 이들은 오토바이를 활용한 빠른 배달, 연중무휴, 새벽 4시까지 영업, 콜라 1L와 절인 무 무료 제공같이 경쟁이 극에 달한 한국의 치킨집 업계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지인들을 유혹한다. 싱가포르 음식 블로그 '레이디 아이언 셰프'엔 "한국식 치킨집의 장점은 오전 4시까지 운영하고, 네 가지 맛 중에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적혀 있다.

아울러 손으로 집어 먹는 데 익숙지 않은 사람을 위한 비닐장갑 제공(싱가포르), '마리'가 아니라 '조각'을 기준으로 한 치킨 판매(싱가포르·인도네시아), 한식집이라면 무조건 '김치'를 찾는 이들을 위한 '김치 콜슬로(미국)' 제공, 이슬람교도를 위한 할랄(이슬람에서 먹어도 된다고 허락된 음식) 프라이드치킨 인증(인도네시아) 같은 발 빠른 현지화도 한국식 통닭의 확산을 도왔다.

뉴욕 최고의 식당으로 꼽히는 '퍼세(per se)'에서 셰프로 일했던 '에이컷 스테이크' 심성철 셰프는 "퍼세에서도 양념 치킨과 비슷한 닭 요리를 내본 적이 있을 정도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은 이제 고급 식당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이 불고기, 갈비를 이을 한식 세계화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