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살기에 비싼 도시들, 서울은?
· 14. June 2014, 11:20:53 KST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리조트호텔 옥상 수영장에서 전망을 감상하는 방문객들.
Agence France-Presse/Getty Images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순위에서 16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도쿄 다음으로 2위였다.
컨설팅업체 ECA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총 257개 도시 가운데 외국인이 거주하기에 가장 비싼 도시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였다. 그 다음이 노르웨이 오슬로였으며, 아시아 도시 중엔 10위 안에 든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6월 6위였던 도쿄도 11위로 하락세를 보였다.
ECA는 2년전만해도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 1위였던 도쿄 순위가 하락한 이유로 엔저를 꼽았다.
도쿄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건 16위에 랭크된 서울이다. 상하이와 베이징이 18위와 20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생활비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싱가포르는 ECA 조사에선 31위로 한참 아래다.
ECA에 따르면 두 조사 결과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생활비 측정을 위해 수집한 자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ECA는 1,500개 이상의 기업에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리 퀘인 ECA 지역책임자는 평가한 자료가 다를 경우 결과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고급상점에서 나온 데이터만 수집하거나 외국인이 소비한 고가의 럭셔리 상품만 측정하거나 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ECA는 매년 2회 생활비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파견되는 나라에 따라 직원들의 구매력이 감소하지 않도록 생활비를 적절히 산정할 수 있다. ECA는 세계 주요 도시 440개에서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재와 서비스를 비교한다.
ECA는 생활비가 인플레와 상품 가용성(availability),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주택 임대 비용이나 공과금, 자동차 구입비, 수업료 등은 측정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이런 항목은 보통 사측으로부터 경비가 따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EIU 설문조사는 모든 도시를 뉴욕에 비교하며 도시별로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는 자동차 가격도 측정기준에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서는 신차를 구매할 때 반드시 운행권리증명서(COE)도 구입해야 한다. 현재 소형차에 대한 COE는 6만3,000싱가포르 달러(미화 5만372달러)다. 차가 커질수록 COE 가격도 올라가는데 웬만한 세단 한 대 가격을 웃도는 정도다.
연구결과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묻자 퀘인은 “우리 연구가 현실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존 코프스테이크 EIU 소매∙소비재 애널리스트는 연구결과가 차이가 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반박했다.
“어떤 조사가 더 낫고 덜 낫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방법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고객들이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포함시키는 카테고리와 카테고리별 비중은 다를 수 있다. 다루는 도시나 적용하는 환율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조사가 동일한 결과를 보이는 부분도 있으니 바로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적게 드는 나라(파키스탄과 인도)다. 파키스탄의 카라치는 ECA 조사에서 257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는 255위를 차지했다. 인도 역시 콜카타가 251위, 방갈로르가 242위, 뭄바이가 225위, 수도인 뉴델리가 208위로 대부분의 도시가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뭄바이와 카라치, 뉴델리는 EIU 순위에서도 총 131개 도시 가운데 가장 생활비가 싼 도시 1, 2,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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