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한방보감] 심장은 말이 없다
김양규한의원 원장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 한다. 한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에 보면 오장을 각기 벼슬에 비유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심장은 군주 즉 왕이라고 본다. 심장에 병이 오면 바로 생명에 관계되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우리 몸의 군주, 즉 왕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 중요한 심장은 1분에 70여회, 하루에 10만번 정도 뛴다. 일평생 70년을 산다고 볼 때 26억번을 뛰지만 그것이 뛰는지 안 뛰는지는 물론,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하기만 하다. 하루에 10만번을 뛰면서도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심장이다.
우리는 자신의 심장이 뛰는지를 몰라야 한다. 그런데 심장이 뛴다고 쿵쿵 소리를 내거나 움찔움찔 표시를 내면 문제다.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거나 심장 뛰는 모습이 느껴지면 그건 곧 심장이 부어 있다는, 병이 들어서 부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심장은 그래서 있는 듯 없는 듯, 뛰는 듯 안 뛰는 듯 아무 표시 없이 조용해야만 한다.
인체에 있는 혈관의 총 길이는 무려 16만㎞나 된다. 서울∼부산이 400㎞라고 볼 때 그 길이의 400배에 해당한다. 서울∼부산을 200번 정도 왕복하는 거리,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100번이나 오가는 거리라고 하면 실감이 날까. 몸 전체의 혈관 길이는 모세혈관을 포함해 16만㎞인데, 심장 자체에 있는 혈관만 해도 9만6000㎞로 지구 적도 둘레의 두배 반에 해당한다. 엄청난 길이다.
그 엄청난 길이의 혈관에 한 번에 4.7ℓ의 혈액을 하루에 1000회 이상 순환시키는 작용을 주먹만한 심장 하나가 다 한다고 하니 우린 솔직히 그 파워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일평생에 심장이 부담해야 하는 힘을 알기 쉽게 환산해 보면 무게 30t의 바윗덩어리를 지고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올라가는 힘이라고 한다. 그게 가능이나 할까.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엄청난 파워를 심장에게 주셨다. 알면 알수록 하나님의 섭리가 정말 놀랍다.
그 조그마한 심장. 기껏해야 무게 300g 내외, 길이 12∼15㎝, 그리고 폭 9㎝ 정도인 심장에서 어떻게 그런 파워가 나올까 생각만 해도 엄청나다. 그래서 심장의 신비는 말로 할 수 없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처럼 중요한 심장이 아무 말이 없다는 점이다. 전혀 있는 듯 없는 듯, 뛰는 듯 안 뛰는 듯 전혀 소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아무런 표시도 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린 심장이 뛰는지 모르는 게 정상이다. 만약 심장이 자기가 뛴다고 동네방네 소리 소문을 내어대면 그건 병이다. 그건 심장이 고장났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심장은 아무리 열심히 뛰고 있어도 본인이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소리가 없다고 해서 작동하지 않는 건 아니다.
우린 심장에서 그러한 교훈을 배운다. 심장이 그렇듯 정말 중요한 사람은 이렇게 말이 없는 법이다. 중요한 일을 한다고, 귀한 일을 한다고 떠벌리지도 않고 나팔을 불지 않는 법이다. 있다고 꼭 표시를 내지 않으며, 튀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도 입을 꼭 다물고 조용히 있을 줄 안다. 예수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산상수훈의 말씀인 마태복음 6장에 보면 구제할 때, 기도할 때 그리고 금식할 때 나팔을 불지 말라고 하셨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야단을 떨지 말라고 하셨다.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께서 갚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게 심장의 원리다. 말이 없는 심장, 표시를 내지 않고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감당하는 것이 군주 되는 심장의 일하는 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 출처 : 국민일보
'생활 ,건강, 지식, 여행 정보 >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상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Skinny jeans 'smother' your bladder(방광에 부담 주는 '스키니진') (0) | 2013.11.04 |
---|---|
원광大, 부부관계 개선 ‘이것’ 먹으면 해결? (0) | 2013.11.03 |
‘콩’ 발기부전 초래할 수 있다 (0) | 2013.11.02 |
금연: 쌍둥이 흡연자 - 비흡연자 노후 얼굴 색깔과 모습은? (0) | 2013.11.02 |
美 연구팀, “정자에 가장 좋은 식품 당근” (0) | 2013.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