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이 연출하신 드라마입니다.”
무신론 과학자에서 창조론 과학자로, 평범한 대학 교수에서 신흥 명문대학의 수장으로 헌신하기까지…. 일흔 중반의 대학 총장 입에서 나오는 고백마다 주어는 ‘하나님’이었다.
김영길(74)한동대 총장은 1995년 한동대 개교 때부터 19년째 총장을 맡고 있다. 국내 최장수 대학 총장인 그가 내년 1월 말 퇴임한다. 그는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퇴임 결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재임 기간 학교발전을 위한 시도는 거의 모두 해봤어요. 잘한 것도, 실수한 것도 있는데 중요한 건 지금 한동대가 한차례 더 점프(도약)해야 할 시기라는 겁니다. 새 총장이 새로운 리더십으로 그걸 이루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동대는 지난 8월 말까지 1차로 새 총장을 공모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이달 말까지 공모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이르면 내달 중순쯤 차기 총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배워서 남 주자’ ‘세상을 바꾸자’
독특한 모토로 문을 연 한동대는 기독교적 설립 이념과 파격적인 교육 커리큘럼 등으로 각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정직과 성실은 한동대 교육의 핵심가치다. ‘나는 정직하게 시험에 임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쓰인 시험지 서명란에 이름을 써 넣은 뒤 치르는 ‘무감독 양심시험’은 개교 때부터 이어지는 한동대의 트레이드마크다.
한동대는 1999년 첫 졸업생을 낸 이래 지금까지 미국변호사 221명, 사법고시 10명, 로스쿨 47명 등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2011년부터 UN의 글로벌 프로그램인 ‘UN아카데믹임팩트’ 협력기관으로 활동하고 지난 5년간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 재학생 10여명을 인턴으로 파견하는 등 활동 무대를 전 세계로 넓혀가고 있다.
김 총장은 재직 기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인생행로가 바뀌는데 남다른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생각과 사상을 바꾸면 꿈과 목표가 달라지는 걸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졸업한 9000여명 중 상당수는 ‘중력의 법칙(세속적 삶)’이 아니라 ‘은혜의 법칙’을 따라 살아가고 있어요. 전자가 돈과 권력, 성공을 좇는 삶이라면 후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둔 삶이에요. 베풀고 헌신하는, 즉 누군가를 향해 ‘주는’ 인생이죠.”
그는 총장이 된 이래 처음으로 지난 7월 2주 정도 휴가를 얻어 책을 쓰는데 집중했다. 지난 삶을 반추하고 정리하며, 앞날을 위해 묵상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달 말쯤 나올 저서 제목은 ‘신트로피(syntrophy) 드라마’다. 신트로피는 ‘무질서에서 질서 상태로 향하는’ 법칙으로 ‘엔트로피(entrophy)’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여기에서 ‘질서’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신트로피는 인간의 타락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창조 질서 속에서 영적·도덕적·윤리적으로 회복하는 걸 뜻한다고 김 총장은 덧붙였다.
“돌이켜보면 한동대뿐만 아니라 지나온 저의 삶은 하나님께서 이뤄 가신 놀라운 ‘신트로피 드라마’ 그 자체였습니다. 앞으로의 사역은 한국사회와 교회를 위한 ‘신트로피 운동’이 될 것 같습니다.” 그의 인생에 또 다른 서막이 오르고 있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오상훈 목사의 뷰: 김영길 한동대 총장님의 신앙과 교육이념이 기독교 명문대로 성장시켰고 훌륭한 세계적인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였습니다. 바라기는 한국교회들이 이제라도 기독교 교육에 가치를 두고 학원 선교에 그 어떠한 선교보다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의 새 패러다임인 루이스 부시의 4/14 window mission(4세부터 14세까지 어린영혼들을 기독교 교육으로 선교하자)을 저는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선교지에서 교육선교에 힘을 쏟고 있지만 다른 선교의 카테고리보다 외롭고 힘든 분야라고 피부적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카톡으로 기도 제목을 받았습니다. 인천에 이슬람 대학이 설립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슬람 대학이 들어오면 모든 것을 장학금 명목으로 무료 대학이 되며 장래를 보장해 준다는 이름으로 우리의 젊은 세대가 그리고 수재들이 몰려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기도제목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도제목에 한국교회의 긴급성을 보면서 올것이 왔구나. 그동안 기독교가 기독교 교육선교에 투자를 하지 않았구나. 이미 타 종교와 이단 단체들에서는 국내 뿐만아니라 국외 선교에서도 학원을 통한 효율적인 선교를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에서는 아직도 많은 목회자들이 오지 선교, 밥퍼 선교에만 치중하다 보니 영혼의 황금 어장들(대도시와 중소 도시, 학원선교를 통한 어린 영혼들의 구원)을 현 기독교가 빼앗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선교 전략가와 현직 선교사님들께서 한국 교회에 바른 선교관을 심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힘없는 선교사가 외친다고 한국 강단이 한국 선교의 방향이 선회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효과적인 선교가 이루어 지도록 교회와 선교 단체, 선교사들이 연구하고 바른 선교 정책과 선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